[사설]빠른 진단만이 해답이다

온 국민의 노력으로 코로나19라는 깊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 조만간 빛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폭증하고 있다.

인구 2500만명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교회 내 감염이 지역사회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특히 확진자 가운데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자가 많아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방역 당국은 지난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집단감염 때보다 더 큰 위기라며 우려하고 있다. 당시보다 감염력도 더 강력하다. 자칫 대응이 늦어진다면 미국이나 유럽 각국의 비참한 대유행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번 주에 서울·경기 지역의 감염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의 일상도 멈출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단계에서 확산을 통제하고 억제하지 못하면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사회·경제적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것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고, 그에 대한 대가도 충분히 치르도록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종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치장되거나 더 이상 법과 원칙이 무시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백만번, 천만번 지당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빠른 진단으로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현재 상황을 누군가의 정치적 지지율을 회복하거나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도구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잘잘못은 현 상황을 수습한 뒤에 따져도 늦지 않다.

7개월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누군가의 숨은 노력에 취해서 느슨해진 자기 자신의 나태를 반성하고, 다시 긴장감을 높일 시점이다. 한 번 더 대한민국이 힘을 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