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공계 해외유출, 대책 마련해야

[사설]이공계 해외유출, 대책 마련해야

이공계 우수인력이 해마다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이공계 인력의 국내외 유출입 수지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졸 이상 이공계 직종 해외 취업자 수는 3만9853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 2만3879명에 비해 60%나 늘었다. 반면 이공계 외국인이 국내에 취업하는 비중은 2014년 4944명에서 2018년 4596명으로 줄었다. 전 의원 측은 “결과적으로는 우수 이공계 인력이 증발한 셈”이라며 “국내외 인재를 확보할 방안을 찾아 올해 국정감사 등 상임위 활동에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국경이 이미 무의미해진 세계화 상황에서 해외로 취업하겠다는 인력을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해외 인력 채용은 갈수록 주는 데 반해 국내 인력이 오히려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점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 이공계 인력은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과학기술 역량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자리 기근난에도 엔지니어와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공계 핵심인 소프트웨어(SW) 인력이 부족해 산업 현장이 아우성이다. 우수한 인력은 고사하고 당장 쓸만한 인력이 없다며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에도 일할 기업이 많은데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인력 정책에 구멍이 났다는 얘기다.

우수 이공계 인력이 해외로 나가는 근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개인 선택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매년 1만명 가까운 이공계 인력이 해외로 나간다면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노사 관계부터 고용 구조까지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기업과 국가 경쟁력 모두 출발점은 인재다. 사람 관리를 못하면 기업도 망가지고 국가 미래도 없다. 지금이라도 면밀한 조사를 거쳐 해외로 떠나는 우수인력을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 번 물꼬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법이다. 인력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나라에서 비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하루빨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