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거침없는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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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체 수출액 4년간 2배 점프
과자·아이스크림, 매출도 증가세
고추장·간장·된장 등 K소스 각광
업계, 현지 공장 설립 등 투자 지속

CJ제일제당 K콘 LA 부스 이미지
<CJ제일제당 K콘 LA 부스 이미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K-푸드의 세계 시장 공략이 거침없다. 식품업체들은 내수 시장 성장 한계에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류 인기에 단순 호기심에서 구매하던 것에서 이제는 믿을 수 있는 고품질 제품으로 인식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만두와 라면, 소주 등 제품은 세계 정상에 오르며 '글로벌 표준'(K-스탠더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8월 농식품 누적 수출액은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며 36억784만달러(약 4조3000억원)를 달성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국내 전체 상품 수출액이 11.2%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김치는 코로나19로 건강과 면역력에 관심이 높아져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4.3% 증가한 886억원을 기록했다. 대 미국 수출액은 1130만달러로 61.7% 상승했다.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홍삼의 수출도 13.5% 증가한 5448만달러(약 650억)를 기록했다.

농심 라면을 즐기는 미국인들.
<농심 라면을 즐기는 미국인들.>

K-푸드 열풍을 이끄는 라면업체들의 해외 실적이 크게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2015년 2억1880만달러, 2016년 2억936만달러, 2017년 3억899만달러, 2018년 4억1309만달러, 2019년 4억6700만달러로 4년간 2배 넘게 늘었다.

한국 라면 수출 비중 51%를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53.3% 상승한 18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농심의 미국법인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35% 상승했고 오뚜기의 라면 수출액도 작년 동기보다 40% 늘었다.

한국 과자와 아이스크림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중국·베트남·러시아 법인 매출이 각각 15.1%, 22%, 26.5% 올랐다. 영업이익 상승률도 각각 54.1%, 106.5%, 105.4%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역대급 장마와 선선한 날씨, 태풍 등으로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빙과업체들도 해외 시장 매출이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빙과류 수출액은 약 411억7000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38% 증가했다. 주요 빙과류 수출업체인 롯데제과와 빙그레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40%, 10%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추장 등 'K-소스'도 집밥 수요 증가에 올해 1~7월 소스류 수출이 총 1억7600만달러(약 2087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23.5% 급증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고추장(2900만달러)이 작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고, 간장(900만달러)이 7.8%, 된장(700만달러)이 31.1%, 마요네즈·카레·겨자·메주 등 기타 장류(1억3100만달러)가 22.2% 각각 수출 됐다. K콘텐츠의 저변 확대와 현지에서 한식 경험이 높아진 점도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K-푸드의 이 같은 고른 상승세는 코로나19 대유행 속 해외에서도 집밥 문화가 확산되며 한국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은 글로벌 1위 기업 네슬레의 네스카페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면 코로나19는 K-푸드의 소비 저변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지원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농식품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소비 형태의 변화 등에 발맞춰 이에 맞는 유통·물류를 지원했다. 4월부터 화상 상담회, 인삼 제품 온라인 판촉 등을 추진했고 K-팝 온라인 콘서트와 연계해 한국 농식품을 홍보했다.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수출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물류비 지원 단가를 인상하고 해상 물류 체계도 구축했다.

농식품부는 하반기에도 국가별 전략품목을 선정하고 온라인과 비대면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이 발달한 중국에서는 요리·운동·웹툰 등 모바일 콘텐츠와 연계해 전략품목의 비대면 홍보·판촉을 추진하고 일본에서는 주류 수출을 회복하기 위해 식당·유통업체 등과 연계 판촉 추진, 한국산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에서는 현지 매장 판촉 진행 등이 그것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인축제 퍼레이드에 함께한 하이트진로의 자두에이슬 마스코트가 홍보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인축제 퍼레이드에 함께한 하이트진로의 자두에이슬 마스코트가 홍보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이 같은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돼 내식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이에 따라 K-푸드 열풍도 지속될 거라는 전망에서다.

농심은 미국 시장 호조에 힘입어 연내 제2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기존 LA공장 물류창고 부지에 2공장을 마련해 증가하는 미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다. 농심은 미 서부에 위치한 LA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시카고, 뉴저지 등 동부지역에는 물류센터를 구축해 미주 대륙 전체에 대한 생산 및 유통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에 공장을 두고 있는 대상은 미국 법인에 13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해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미국에서 해외 소주 브랜드 진로의 TV 광고를 시작했다. 소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라는 사실을 알리고 현지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해 실제 음용 및 판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미국과 중국 중심의 생산기지 구축을 시작으로 베트남, 유럽으로 생산 거점을 넓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냉동식품 생산 유통업체 슈완스컴퍼니를 1조5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세계에서 열리는 한류축제 'K-콘'과 국내 최초 PGA투어 'CJ컵' 등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가 코로나19 이후 건강식, 간편식 등을 인정 받으며 세계적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가별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수출 호조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