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 “코로나19, 배달로봇 대중화 앞당겼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

“오는 2022년까지 미래 배달로봇 서비스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입니다. 반경 1㎞ 이내 범위에서 발생하는 배달주문은 모두 수행할 수 있고, 최소 주문금액이 없으면서도 배달료는 더 저렴하게 일상을 배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은 향후 배달의민족 자율주행 로봇 사업 장기 지향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아파트 단지 등 특정 거주형태 내에서는 배달음식뿐만 아니라 마트 신선식품, 약품, 신문배달, 세탁물, 재활용품 배출에 이르기까지 다용도 배달로봇이 활약하는 모습이 이른 시일 내 구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배민 로봇 사업은 크게 레스토랑 실내에서 운용되는 서빙로봇, 아파트나 빌딩에서 배달을 수행하는 실내로봇, 대학교 캠퍼스 등 실외 구간을 운행하는 실외로봇으로 나뉜다. 올해 7월부터는 이를 고도화해 실외와 실내를 동시에 수행하는 배달로봇도 새롭게 도입했다. 광교 엘리웨이 상가와 아이파크 아파트 단지를 이어주는 '딜리드라이브Z'가 실내외 자율주행 모델이다. 새롭고 편리한 신규 서비스에 대해 거주민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시범 서비스 지역에서 딜리드라이브Z의 만족도 점수는 7점 만점에 6.4점으로 조사됐다.

김 실장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예상보다 더 빠르게 배달 로봇 시장이 열리고 있다”면서 “흐름대로라면 2022년 말 정도면 로봇사업이 대중화돼 지금보다 더 많은 곳에서 배달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실내외 배달로봇이 가장 활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인구 주거형태 중에서 아파트 비중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배달 주문량 역시 아파트가 가장 많다. 그러나 배달기사들 입장에서 아파트는 기피지역이다. 지형이 크고 복잡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부로 진입해야 해 배달완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실내외 배달로봇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배민이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문 실내외 동시 주행 배달로봇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달로봇은 배달시간을 줄여주는 동시에 최근 급부상한 언택트 배달 요구에도 부합한다. 이 때문에 음식 배달 외에도 여러 심부름 수행을 도와주는 로봇을 도입해 달라는 이용자들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실외로봇보다 실내로봇이 먼저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호텔 및 리조트와 같은 숙박시설, 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텥, 병원 등에서 시장 급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상용화 이전임에도 30곳 이상에서 문의가 들어온 상태다.

실외로봇은 좀 더 상용화가 어렵다. 로봇 자율주행 성능이 충분히 발전해도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충돌하는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아한형제들은 로봇 외관을 충돌에 강한 튜브 형태로 구성하고, 깃발과 LED를 추가 장착해 밤낮 관계없이 로봇을 인지할 수 있도록 시인성을 높였다.

김 로봇사업실장은 “여러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킥보드나 차량이 일방적으로 로봇을 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에스토니아 사례처럼 배달로봇과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사회적 규칙과 사회 구성원 간 명시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