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농심 "한국인의 매운맛 세계를 울리다"

영국 짜파구리 프로모션.
영국 짜파구리 프로모션.

농심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한국인의 매운맛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며 '한국의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의 매운맛' 유지하면서도 철저한 현지화 및 마케팅 차별화, 프리미엄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세계인들의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영화 '기생충' 효과로 해외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은 1971년 미국에 '소고기라면'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한인시장에 타깃을 맞추고 제품을 유통했으며 10여년간 꾸준한 시장개척으로 1980년대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가 연이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1984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영업사무소를 개소했으며 1994년에는 첫 해외법인인 미국법인(LA)을 설립했다.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하며 수출 초기 교포시장과 중국인 등 아시안마켓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주요 소비층을 미국 메인스트림으로 변화시켰다.

현재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세계 100여개 국가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은 8억달러(약 96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신라면은 대표적인 K푸드로 세계에 한국의 매운맛을 전파하고 있으며 연간 국내외 약 7600억원(해외 약 3억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다.

코스트코 신라면 매대.
코스트코 신라면 매대.

농심은 대표주자 신라면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주요 국가의 대표 유통 채널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라면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 알리바바 등 세계 최고의 기업이 선택하는 한국 식품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를 통해 신라면은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역할과 기존 시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력상품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에서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농심의 글로벌 사업 성장 배경에는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며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한 것이다.

바둑 인기가 높은 중국에서는 제품명을 타이틀로 내세운 바둑대회 개최와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손잡고 '아트 마케팅'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 것이 대표 사례다.

LA 뮤직페스티벌 신라면 샘플링 행사
LA 뮤직페스티벌 신라면 샘플링 행사

이 같은 노력 끝에 농심 신라면 블랙이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에 등극했다. 세계 베스트 11에서 1위 등극은 물론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3위), 신라면건면(6위), 신라면사발면(8위)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전 세계 라면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농심 브랜드의 좋은 평가는 곧 한국 라면의 위상과도 연결된다”며 “경쟁 우위의 맛과 품질, 생산시스템을 자랑하는 농심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K푸드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