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韓 자동차, '생산·신차·온라인' 업고 홀로 달렸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이 모두 심각한 침체를 겪은 가운데 한국 자동차 시장은 K-방역을 버팀목으로 홀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올 상반기 글로벌 주요 공장이 모두 셧다운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한국 공장은 안정적으로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해외 시장에 꾸준한 수출 물량을 공급, 위기에 빠르게 대응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인도 전역에서 언택트(비대면)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을 도입해 새 판매 채널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전시된 제네시스 모델들. (전자신문 DB)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전시된 제네시스 모델들. (전자신문 DB)>

◇글로벌 車 25.9% 하락에도 韓은 6.6% 성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10대 자동차 시장 판매 동향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한 2537만대에 머물렀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미국과 서유럽을 비롯한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까지 판매 부진을 겪었다.

국가별로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강도 높은 경제 활동 제한으로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인도는 4월 전국 봉쇄에 따른 판매 전면 중단으로 상반기 기준 50% 넘는 감소율을 보였다. 브라질도 4월부터 코로나19 급격한 확산으로 상반기 감소 폭이 전년 동기 대비 38.2%까지 확대됐다.

반면 지난해 글로벌 12위 자동차 시장인 한국은 모범적 방역과 정부의 적극적 내수 진작 정책 등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수요를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자동차 판매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6.6% 증가한 94만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내수 시장 규모가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에 이은 글로벌 6위까지 급상승했다.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 운반선.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 운반선.>

KAMA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심각했던 올해 4월 중순 기준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공장 가동 중단 비율은 71.0%에 달했다. 13개 브랜드 300개 공장 중 213개 공장이 멈춰 섰다. 그러나 한국 내 자동차 공장 가동 중단 비율은 35.3%에 그쳤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 공장 가동을 바탕으로 계획된 신차를 차질 없이 출시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가운데 올해 2분기에 이익을 낸 곳은 현대·기아차와 테슬라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2분기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충격을 제네시스와 쏘렌토 등 신차로 방어해냈다. 해외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으며 한때 적자 우려가 나왔지만 국내에서 고가 신차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완충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노후차 교체 지원 등 정부의 세제 혜택도 힘을 보탰다.

현대차는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축소됐지만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나온 호실적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5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감소했지만 증권 업계 평균 시장 전망치 2700억원을 110% 이상 상회했다. 기아차도 2분기 영업이익이 72.8% 감소한 1451억원을 기록하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동차 부품 생태계 유지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도 완성차 업계와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았다. 올해 5월 정부는 업계와 함께 5000원 규모 상생 특별보증을 신설해 공급했다. 신용도가 낮거나 대출과 보증 한도가 다 돼 지원받지 못하는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업체를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공공부문 업무용 차량 구매를 앞당기고 전기 화물차 지원도 확대했다.

현대차 클릭 투 바이 홈페이지.
<현대차 클릭 투 바이 홈페이지.>

◇글로벌 시장서 빛 발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현대차가 글로벌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도입을 확대한 언택트 온라인 판매 플랫폼은 코로나19를 정면 돌파한 업계의 모범 사례로 주목된다. 테슬라 등 일부 소규모 전기차 업체가 주로 사용했던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미국과 인도 전역으로 확대한 것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가운데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장 심각했던 올해 5월부터 미국 전역에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전면 도입했다. 일부 딜러가 아닌 미국 내 모든 딜러가 클릭 투 바이에 참여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딜러가 자동차 판매를 전담하는 딜러제가 뿌리 깊게 자리한 시장이다.

현대차는 공장 가동은 물론 판매까지 자동차 시장 자체가 완전히 멈춰 섰던 인도에서도 클릭 투 바이를 앞세워 시장을 주도했다. 인도에서 계약부터 출고까지 판매 전 과정에 온라인 플랫폼을 도입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올해 4월 0대였던 현대차 인도 판매량은 클릭 투 바이 도입 이후 일주일 만에 1500대까지 증가했다.

클릭 투 바이를 활용해 계약하면 공장에서 고객 집 앞까지 차량을 가져다줘 100% 비대면 거래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 고객은 온라인으로 딜러가 제시하는 차종별 가격을 실시간 비교해 원하는 딜러에게 차량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는 판매는 물론 정비 서비스 예약까지 온라인 플랫폼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예약 후 딜러가 차량을 직접 받아 수리 후 다시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플랫폼이 새로운 유통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비대면 구매를 원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클릭 투 바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새 자동차 판매 채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