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대면 벤처 육성, 규제 해소부터

정부가 비대면 분야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온라인 산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분야 유망 기업을 발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 예산 투입을 늘리고 범부처가 함께 기업 전 주기 지원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이미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내년도 사업 예산을 대거 반영했다. 비대면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비대면 창업기업 전용 사업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등 신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별도 법률도 제정, 새롭게 떠오르는 신산업에 대한 지원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새로운 성장산업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반갑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각광 받고 고성장하는 기업은 대부분 온라인 산업에서 나온다. 주요 국가의 유니콘과 후보군은 전통 제조업보다 아이디어형 온라인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다.

[사설]비대면 벤처 육성, 규제 해소부터

다만 비대면 벤처를 육성하려면 연구개발(R&D) 자금 지원과 사업화 지원 예산 투입만으로 부족하다. 시급한 것이 규제 해소다. 한국은 비대면 대표 산업으로 꼽히는 원격진료, 차량공유서비스, 배달대행 등 새 산업 도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미 '타다'가 좌초했다. 배달약국을 모토로 내세운 '닥터가이드'도 이해관계 충돌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정작 최고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비대면 산업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신산업 다수는 기존 전통산업을 온라인·모바일로 전환하는 등 효용을 높이는 쪽에서 나타난다.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 일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정부가 비대면 산업을 잘 육성하려면 자금 투입 이외에 신산업이 펼쳐질 환경이 잘 갖춰졌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단기 자금 지원보다는 시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