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삼성화재배, 27일 본선 개막...'황사바람을 잠재워라'

'반상의 스타워즈'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오는 27일 본선 32강전을 시작으로 결승 최종국이 예정된 다음달 4일까지 펼쳐진다.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한국 14명, 중국 13명, 일본 4명, 대만 1명이 참가하는 본선 모든 경기는 각국 기원에 위치한 특별대국실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지난 8월 28일부터 7일간 열린 국내선발전에서 삼성화재배 두 차례 우승 경력을 가진 이창호 9단을 비롯해 조한승, 이영구, 박진솔, 이동훈 9단 등 9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여기에 국가시드로 본선에 직행한 신진서, 박정환, 신민준, 홍성지 9단 등 4명과 와일드카드 변상일 9단까지 총 14명이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

2020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선결승 전경
2020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선결승 전경

중국 선수단은 국가시드와 선발전, 전기 4강 진출자로 꾸려졌다. 지난 11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진 중국 예선에서 시드조 1명, 일반조 6명, 여자조 1명을 선발했다. 2장 배정된 국가시드의 한 장을 커제 9단이 받은 가운데 일반조에서는 천야오예 9단, 셰얼하오 9단, 스웨 9단, 리웨이칭 8단, 퉁멍청 8단, 리쉬안하오 7단이 본선 티켓을 차지했다. 여자랭킹 상위 4명이 경쟁한 여자조에서는 저우홍위 6단이 합류했다. 여기에 지난 대회 4강 탕웨이싱 9단, 양딩신 9단, 구쯔하오 9단, 랴오위안허 8단이 전기 시드로 자동출전한다.

일본은 국가시드로 이치리키 료 8단과 쉬자위안 8단을, 예선을 통해 사다 아츠시 7단(일반조)과 미무라 도모야쓰 9단(시니어조)을 선발했다. 나란히 3관왕에 올라있는 이야마 유타 9단과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은 명인전 도전기 일정과 겹쳐 출전하지 않는다. 대만은 쉬하오홍 6단이 선발전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는 우선 '지속되는 중국의 황사바람을 잠재울수 있을까'하는 부분이다. 중국은 커제와 구쯔하오, 탕웨이싱 등을 앞세워 5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으로선 '신공지능'으로 불리는 신진서와 '인간 알파고' 박정환 투톱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신진서 9단은 올해 54전 49승 5패로 승률 90.7%를 기록하고 있다. 절정의 기량으로 프로바둑 창설 이후 한 번도 달성되지 않은 연간 승률 90%에 도전한다.

신진서 9단
신진서 9단

올해 LG배 우승컵을 들어 올린 신 9단이 우승하면 이창호 9단(1999년), 이세돌 9단(2008년), 쿵제 9단(2009년)에 이어 한국 주최 두 메이저대회인 삼성화재배-LG배를 동시에 석권한 네 번째 선수가 된다. 이창호-이세돌이라는 두 전설에 이어 한국바둑계의 대통을 잇는 업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커제 9단의 대회 최다우승 타이 등극 여부도 관심사다. 20회, 21회, 23회에서 우승했던 커제 9단이 우승을 추가하면 이세돌이 가지고 있는 대회 최다우승(4회)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대회 후원사 시드를 받아 출전한 변상일 9단의 활약도 흥미롭다. '코로나 시대의 강자'로 불리는 변 9단은 비대면 대국에서 10승 3패, 승률 77%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신의 통산승률 68.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열린 세계대회에서는 7승 3패를 기록 중이며, LG배와 춘란배 8강에 진출해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올해 코로나 여파로 5개 대회가 연기된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삼성화재배에선 화장실 입구까지 카메라가 따라가고 외부 인원 통제를 강화하는 등 비대면 대국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면서 “올해 LG배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의 기세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27일 32강을 시작으로 31일 4강까지 단판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자를 가리고, 내달 2일부터 3일간 펼쳐지는 결승3번기로 이번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대진은 매라운드 종료 후 한국기원에서 일괄 대리추첨한다.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10회, 일본 2회다. 삼성화재가 후원하는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나성률기자 nasy23@etnews.com

2019년 삼성화재배 본선 대국장면
2019년 삼성화재배 본선 대국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