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

미국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가 소행성 베누의 표면 표본 채취를 위해 내려 앉는 모습 (출처=NASA 홈페이지)
미국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가 소행성 베누의 표면 표본 채취를 위해 내려 앉는 모습 (출처=NASA 홈페이지)

인류가 또 한 번의 우주탐사 도전에 성공했다. 통신 신호가 닿는 데에만 18분이 걸리는 우주 먼 곳에서 많은 양의 소행성 표본을 얻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REx)'는 지난 20일 지구로부터 3억3400만㎞ 떨어진 소행성 '베누'에 접근, 로봇팔로 표면의 흙과 돌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2016년 발사 후 4년여 비행 끝에 이룬 성과다. 베누 궤도에는 2018년 12월 도착했다.

오시리스 렉스가 소행성 표면에 닿은 시간은 10초 이내로 매우 짧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표본 채취에 성공했다. 소행성 내 폭 16m 충돌구 '나이팅게일'에서 압축 질소가스를 쏴 표면 토양을 튀어 오르게 한 후, 마치 청소기처럼 이를 빨아들이는 방법을 썼다.

채취 최저 목표량이 60g인데, 실제 얼마나 채취했는지 여부 파악은 아직이다. 현재 추가 채취도 예정돼 있다. 오시리스 렉스는 채취 직후 상승해, 현재 베누에서 멀어진 상태다.

60g은 매우 적은 양으로 보기 쉽지만, 과거 결과에 비춰보면 엄청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05년 하야부사1 탐사선을 소행성 이토카와로, 2018년 '하야부사2'를 소행성 류구로 보내 표본을 채취했다. 하야부사1이 수집한 표본은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부사2는 100㎎을 채취, 현재 귀환 중이다. 일본의 표본 채취는 전에 없던 큰 성과지만 이를 활용하는 연구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오시리스 렉스는 이름에서 임무와 역할을 읽을 수 있다. 우주의 기원(Origins), 스펙트럼 해석(Spectral Interpretation), 자원 식별(Resource Identification), 안보(Security), 표면 탐색(Regolith Explorer)의 앞 글자를 땄다.

소행성 표본 채취가 가장 큰 임무다. 소행성은 우주 연구 보고다. 멀리서 관측하는 것을 너머 실제 표본을 채취한다면 보다 상세한 정보 획득이 가능해진다.

이번 탐사 대상인 베누는 특히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약 46억년 전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형상 소행성인데, 탄생 이후 줄곧 태양 주변을 돌고 있다. 먼 과거 태양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곳으로 여겨진다.

만약 유기물을 발견하게 된다면, 생명체의 뿌리를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표본에서 유용한 광물을 발견한다면, 소행성 내 자원 활용 가능성도 점칠 수 있게 된다. 물론 먼저 채취한 하야부사의 표본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리시스 렉스의 또 다른 임무는 혹시 모를 지구와의 충돌을 대비,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베누는 6년마다 지구 주변을 지나는데, 22세기에는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지구를 스쳐지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크기가 500m가 채 되지 않아 위험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정말 충돌하게 되면 적어도 해당 지역에는 궤멸적인 피해를 안기게 된다.

이번 탐사로 베누를 이루는 물질을 알게 되면, 소행성전체 질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실제 베누의 충돌 파괴력을 아는 핵심 요소다.

오시리스 렉스의 귀환은 오는 2023년이 될 전망이다. 내년 3월 지구로 출발, 2023년 말에 미국 유타 주로 표본 캡슐을 투하할 예정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