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륨 농도만 쏙 낮춘 케일 생산 성공...심부전환자 고칼륨혈증 걱정 뚝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저칼륨 케일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저칼륨 케일

국내 연구진이 칼륨 농도만 낮춘 케일을 재배하는데 성공했다. 만성 신부전 등으로 칼륨 배설 능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적합한 저칼륨식품 개발에 전기를 마련했다.

노주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조명 설비를 인공 빛으로 활용하는 인공광형 식물공장(스마트팜)에서 저칼륨 케일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칼륨은 사람과 식물에 있어 중요한 필수 미네랄이다.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고 신경 신호 등 생리 반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만, 신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이 필요한 환자는 칼륨 배설 능력의 저하로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칼륨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 칼륨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무조건 제한할 경우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칼륨 함량만 낮춘 대체식품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영양소가 풍부한 케일에 주목했다. 케일 재배 시 배양액에 칼륨을 칼슘으로 대체, 식물의 생육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칼륨 농도만 낮춘 저칼륨 케일을 생산했다.

기존엔 인공광형 식물공장에서 배양액 조성시 칼륨을 나트륨으로 대체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이 방법은 채소의 칼륨이 낮아지는 대신 나트륨 함량이 증가하므로 신장질환 환자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배양액 조성에 칼륨 대신 우리나라의 대다수 사람들이 권장량보다 적게 섭취하고 있는 무기질인 칼슘을 넣는 방법을 활용했다. 케일 수확 전 2주간 칼륨을 칼슘으로 대체해 배양액의 칼륨 농도를 조절하고 나트륨 함량도 증가하지 않은 케일을 키울 수 있었다.

이렇게 생산한 저칼륨 케일은 글루코시놀레이 등 항암성분을 더 많이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파종 후 49일 동안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케일이 고칼륨 조건에서 생산 한 케일 대비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은 44%, 글루코브라시신 2.1배, 글루코나스터틴은 2.4배가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노주원 KIST 박사는 “신장 기능에 저하돼 칼륨 섭취가 제한되는 사람도 고칼륨혈증에 대한 걱정없이 케일을 섭취할 수 있다”면서 “병원의 환자용 식단 및 가정에서 손쉽게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가정용 저칼륨 채소재배기에 이 기술을 응용, 산업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