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BMW 4시리즈 "비주얼에 놀라고 퍼포먼스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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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상징 '키드니 그릴' 세로형의 전환
틀 깨는 디자인에 어색함보다 신선함 느껴져
스포츠 시트 적용 '운전자 중심' 2도어 쿠페
제로백 4.5초...스포츠 모드서 배기음 웅장

BMW 4시리즈. / BMW코리아 제공
<BMW 4시리즈. / BMW코리아 제공>

BMW가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4시리즈 디자인이 논란이다. BMW를 상징하던 가로형 키드니 그릴을 세로형으로 바꿨는데 차량 전면의 절반을 덮을 만큼 커진 게 화근이 됐다.

온라인에선 '파격적 시도'란 의견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2000년대 초반 BMW 디자인을 총괄했던 세계적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도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호불호가 갈렸다. 그만큼 오랜 기간 정체성이 분명해진 BMW를 변신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BMW 4시리즈 세로형 키드니 그릴.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세로형 키드니 그릴. / 정치연 기자>

이달 초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 비대면으로 열린 4시리즈 시승회에 참석해 차량을 살펴봤다. 시승한 4시리즈는 2013년 BMW가 처음 선보인 4시리즈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논란이 된 4시리즈를 실물로 보니 어색함보다 신선함이 느껴졌다.

BMW 4시리즈.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 정치연 기자>

4시리즈 외관 디자인을 주도한 임승모 디자이너는 세로로 뻗은 키드니 그릴에 대해 “4시리즈 기반이 된 3시리즈와 한눈에 구별되는 디자인을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4시리즈는 3시리즈와 뚜렷이 다른 얼굴이다. 안정적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과거의 틀을 깨는 혁신이 BMW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잘 어울린다.

BMW 4시리즈.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 정치연 기자>

측면과 후면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직선으로 뻗은 캐릭터 라인으로 근육질을 강조하던 기존 4시리즈와 달리 매끈하게 잘 빠진 몸매다. 길고 넓은 차체와 짧은 오버행은 전형적 쿠페의 모습을 연출한다. 차체도 커졌다. 길이 4770㎜, 폭 1845㎜, 휠베이스는 2850㎜로 기존 모델보다 각각 130㎜와 27㎜, 41㎜ 늘어나 실내 공간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했다. 스포츠 시트와 M 가죽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고, 계기판과 도어 패널 트림, 높게 자리 잡은 센터 콘솔 등이 앞좌석 승객에게 감싸 안는 듯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2도어 쿠페인 만큼 뒷좌석이 넓진 않다.

BMW 4시리즈 실내.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실내. / 정치연 기자>

시동을 걸면 우렁찬 엔진음이 운전자를 반긴다. 시승차는 4시리즈 라인업에서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에 해당하는 M440i xDrive 쿠페다. 3.0ℓ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1.0㎏·m를 뿜어낸다. 여기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빠르고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BMW 4시리즈 앞좌석.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앞좌석. / 정치연 기자>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에 끝까지 밟으면 눈 깜짝할 사이 100㎞/h에 도달한다. 제원상 가속 시간은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빠른 4.5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쏜살같다. 51.0㎏·m에 달하는 토크가 엔진 회전수 1800~5000rpm 사이에서 고르게 터지면서 짜릿한 가속감을 체감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면 더 커지는 웅장한 배기음이 운전의 재미를 높인다.

BMW 4시리즈 운전대.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운전대. / 정치연 기자>

코너에서는 BMW 특유의 도로를 움켜쥐는 것처럼 정교한 핸들링 감각이 돋보인다. 한층 진보한 차체 구조 덕분이다. 4시리즈는 차체 강성 증가와 경량화를 위해 보닛과 후드, 앞 펜더를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제작했고, 프런트 엔드와 리어 액슬에 맞춤식 바디 스트럿을 넣었다.

BMW 4시리즈 변속기.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변속기. / 정치연 기자>

그 결과 4시리즈 쿠페는 3시리즈 세단보다 21㎜ 더 낮은 차체 무게 중심을 실현했다. 앞뒤 무게 배분 역시 50:50에 가깝다. 앞뒤 윤거가 기존 세대보다 각각 28㎜와 18㎜가 늘어난 것도 주행성능을 높이는 요소다. 여기에 상시 사륜구동 방식인 xDrive가 도로 환경에 따라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해 고속에서 안정적 움직임을 유도한다.

BMW 4시리즈 레이저 라이트.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레이저 라이트. / 정치연 기자>

스포츠 성향이 뚜렷한 퍼포먼스 모델이지만 일반 고급 승용차 못지않은 풍부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도 겸비했다. 전 트림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장치를 장착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손쉬운 주차를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 거리까지 차량의 후진 조향을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모두 기본이다.

BMW 4시리즈 M440i 엠블럼과 리어램프. / 정치연 기자
<BMW 4시리즈 M440i 엠블럼과 리어램프. / 정치연 기자>

M440i xDrive 기준 공인 복합 연비는 10.4㎞/ℓ다. 시승 당일에도 공인 연비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387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편이다. 184마력을 지닌 420i 쿠페(11.5㎞/ℓ)와 연비 차이도 크지 않다.

BMW 4시리즈. / BMW코리아 제공
<BMW 4시리즈. / BMW코리아 제공>

개인 취향에 따라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 4도어 그란쿠페 등 하나의 라인업에서 다양한 차체 형태를 고를 수 있는 점도 4시리즈의 매력이다. 4시리즈 가격은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5940만원, 420i 컨버터블 M 스포츠 패키지는 6790만원, M440i xDrive 쿠페 8190만원이다. BMW코리아는 하반기 중 M440i xDrive 컨버터블과 그란쿠페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