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K-컬처 전성시대, IP 가치도 '점프 업'

최근 K-컬처가 산업 구조 변화와 함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의 장르나 아티스트 등 상징적 존재 하나에 묶여있던 과거와 달리 유력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의 개념과 이를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스(OSMU) 구조의 성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팝 신은 물론 드라마·영화 등 작품과 소셜 콘텐츠와 캐릭터, 심지어는 작품 포맷과 플랫폼까지 다각적으로 전개되며 K-컬처의 글로벌 전성기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전망이다. 엔터테인&은 K-컬처로 대표되는 대중문화 영역에서의 오리지널 IP의 다각적 활용과 그 미래를 살펴본다.

◇드라마·영화

드라마·영화는 최근 오리지널 IP 개념의 집중과 활용이 빈번한 K-컬처 대표 분야다. 특히 웹툰을 비롯한 타 분야와 접점을 통한 오리지널 IP 발굴과 다각화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킹덤. (사진=넷플릭스 제공)

당초 TV나 영화관 등 단편 채널을 통해 노출되던 드라마나 영화가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 함께 공개되면서 작품 수요 자체가 커졌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과정에서 스타작가군 대본 이외의 다른 작품소재를 찾기 시작하면서 IP 발굴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필요성은 기존 오리지널 작가군 활성화와 함께 웹툰·웹소설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웹툰은 영상제작 기초라 할 수 있는 콘티나 스토리라인이 그림으로 완비된 데다 플랫폼별로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드라마·영화는 웹툰 오리지널 IP를 둔 영상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드라마를 살펴보면 웹툰 오리지널 IP가 아닌 것이 손에 꼽을 정도다.

대표적으로 스타 드라마작가 김은희와 만화가 양경일이 함께 만든 2015년 웹툰 '신의 나라'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킹덤'은 대규모 제작비를 투자한 시즌제 제작과 함께 글로벌 대중에게 한국의 중근세 역사와 고전 문화를 인식시킨 것과 함께 웹툰 원작 IP 활용가치를 드러냈다.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지난해 OST나 작품 측면에서 화제를 모았던 JTBC 드라마 '이태원클라쓰'도 그렇다. 웹툰 원작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웹툰을 그린 작가 조광진을 메인 작가로 불러들여 작품 연결성을 부각함과 동시에 웹툰 IP 활용의 새로운 측면을 부각시킨 대표 작품으로 손꼽힌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지난해 말 넷플릭스로 첫 공개된 '스위트홈'은 2017~2020년에 공개된 네이버웹툰(작가 김칸비, 작화 황영찬)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송강을 비롯한 배우 주역을 중심으로 인간욕망을 스릴러풍으로 묘사한 점으로 인기를 얻었다.

사진=CJ ENM 제공
사진=CJ ENM 제공

이밖에 최근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던 화제작 '경이로운 소문'을 비롯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김비서가 왜그럴까' '좋아하면 울리는' '타인은 지옥이다' '편의점 샛별이' 등 화제성 높았던 최근 인기드라마 대부분이 오리지널 IP를 웹툰에 두고 있다.

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는 이보다 적지만 상당수 웹툰 IP작품이 존재한다. 대표 작품은 2015년 개봉 이후 숱한 화제를 모았던 이병헌·백윤식·조승우 주연의 영화 '내부자들'이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700만명 이상 누적 관객으로 화제를 낳았다.

영화 신과함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다른 웹툰IP 대표작으로는 주호민 작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함께'다. '죄와벌' '인과연' 등 두 편으로 공개된 신과함께는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3위(죄와벌) 등 소위 '쌍천만영화' 기록을 달성했다. 하정우·주지훈·김향기 등 주목도를 새롭게 하며, 웹툰IP의 영화화 흥행 가능성을 대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강철비' '은밀하게 위대하게' '치즈인더트랩' '시동' 등도 쏠쏠한 흥행성적표를 거둔 웹툰IP 영화작품으로 꼽힌다.

영화 강철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영화는 웹툰 등 다양한 분야와 접점을 통해 오리지널 IP에 강조점을 보다 확고히 인식해 넷플릭스(파주 및 연천지역 스튜디오)-티빙(JTBC, 네이버 협업 및 3년간 4000억원 투자)-웨이브(2025년까지 1조원 투자) 등 OTT 플랫폼을 필두로 여러 영역에의 오리지널 IP를 강화하는 추세다.

◇K-팝

K-팝 신에서의 오리지널 IP는 더욱 강조되는 모양새다. 특히 음원·음반 중심에서 아티스트 비주얼 이미지를 활용한 MD상품 등으로 확장하던 K-팝 산업계 오리지널 IP 활용은 아티스트의 2차 참여를 통한 안정적 수익모델이자 팬들과 아티스트의 새로운 만남을 촉진하는 하나의 방편으로서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 기업 자체로서 아티스트 오리지널 IP를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행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킨다.

방탄소년단 IP 캐릭터 타이니탄. (사진=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 IP 캐릭터 타이니탄. (사진=하이브 제공)

아티스트 오리지널 IP를 활용하고 있는 대표 사례로는 하이브(HYBE)가 있다. 방탄소년단과 TXT(투모로우투게더), 세븐틴, 뉴이스트, 엔하이픈, 여자친구 등을 레이블즈 아티스트로 둔 하이브는 소속 아티스트들은 물론 유니버설 뮤직 그룹 소속 아티스트와 소통채널을 연 위버스, 캐릭터 타이니탄(TinyTAN)과 교육 프로그램 '런!코리안WITH' 시리즈 등 아티스트 IP를 다른 산업군의 방향으로 활용하면서 그 가치를 K-팝계뿐만 아니라 라이프영역 전반으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룹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는 드림어스컴퍼니, SK텔레콤 등 협력을 통한 아티스트 IP와 기업가치 다각화에 이어 관계사 디어유를 통한 '버블' 플랫폼,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에스파'를 구심점으로 가상 캐릭터와의 접점을 세운 새로운 문화기술(CT)를 예고하는 등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IP 활용을 거듭하고 있다.

네이버제트(Z) 협업 블랙핑크 캐릭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네이버제트(Z) 협업 블랙핑크 캐릭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대외협업 사회공익 프로젝트를 추진한 JYP의 사회공익적 아티스트 IP 활용, 네이버 제페토와 협업으로 완성한 블랙핑크 캐릭터를 내세워 랜선 팬 이벤트 소통을 거듭한 YG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아티스트IP 활용의 또 다른 면모로써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10월 데뷔한 신인그룹 피원하모니(P1harmony)의 음악적 세계관을 활용한 영화 '피원에이치'를 출시해 데뷔 직전 아티스트였던 피원하모니의 글로벌 프로모션과 함께 소속 아티스트 IP 활용가치를 새롭게 제시한 FNC엔터, 각 아티스트의 랜선 데뷔·컴백 쇼케이스를 기존 V라이브에서 쇼핑라이브 플랫폼까지 확장하며 커머스를 더한 모습을 보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도 아티스트 IP 활용면에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클렙(Klap) 설립과 함께 올 1월부터 K-팝 아티스트의 IP를 더한 캐릭터 구현과 오리지널 예능, 음악 콘텐츠를 거듭 선보이고 있는 플랫폼 '유니버스'를 연 게임사 엔씨소프트도 K-팝 아티스트 IP의 새로운 활용 사례로 포함되고 있다.

K팝 플랫폼 유니버스. (사진=엔씨소프트, 클렙(Klap) 제공)
K팝 플랫폼 유니버스. (사진=엔씨소프트, 클렙(Klap) 제공)

이뿐만 아니라 음악 저작권자의 일부 IP 권한을 부여받아 대중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뮤직카우) 등 IP 자체 가치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도 비쳐지고 있다. K-팝 계통에서 오리지널 IP 활용은 전통 콘텐츠 IP인 음악에만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와 기업 자체를 IP로 보고 활용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전개되며 점차 활성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K-컬처는 하나의 장르나 분야에 국한된 기존 발전상과 달리 오리지널IP 발굴과 육성 흐름으로 연결되며 장기적인 흥행 밑바탕을 다지고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