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과 K-POP의 동반성장을 꿈꾸게 하는 뮤지컬 '태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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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아 온 '태양의 노래'

피부 암의 일종인 색소성 건피증(XP. xeroderma pigmentosum) 환자인 노래하는 소녀 '카오루'와 평범하고 순수하며 서핑을 좋아하는 소년 '코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동명의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2006년에 제작된 영화 '태양의 노래'는 당시 유명 싱어송라이터로 일본 내에서 사랑받던 가수 유이(YUI)가 여주인공 '카오루'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 영화 속 노래 전부를 유이가 만들었다는 점이 그 중심에 있었다. 영화의 주제가가 담긴 유이의 싱글 앨범 'Good-Bye Days'는 2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그 인기를 구가했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해당 영화는 국내에서도 2007년 개봉과 2017년 재개봉을 통해 많은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일본과 베트남에서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미국에서 리메이크하여 '미드나잇 선'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남자 주인공 '코지' 격인 '찰리' 역에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아들 패트릭 슈워제네거가 캐스팅되어 나쁘지 않은 흥행 결과를 낳은 바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려 온 '태양의 노래'는 사실 2010년에 먼저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졌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뮤지컬단의 공동 제작으로 M씨어터 공연장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당시 '태양의 노래' 뮤지컬에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리더인 아이돌 가수 태연이 '카오루'역에 캐스팅되었고 극 중 키스신으로 엄청난 이슈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 2021년 새롭게 선보이는 뮤지컬 '태양의 노래'

신스웨이브가 제작하고 압구정에 위치한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지난 5월부터 열리고 있는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선 여주인공 카오루의 이름이 서해나로 남주인공 코지가 정하람으로 한국식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0년에는 가수 태연 외의 출연진들이 모두 뮤지컬 배우였지만 새로워진 뮤지컬 '태양의 노래'에서는 정하람 역을 맡은 배우 다섯 명 중 조훈 만이 뮤지컬 배우이다. 샤이니의 온유, 데이식스의 원필, 뉴이스트의 백호, 갓세븐의 영재 등 네 명의 보이그룹 멤버인 아이돌 가수들이 정하람으로 활약한다. 여주인공 서해나 역을 맡은 러블리즈의 Kei 역시 같은 배역의 뮤지컬 배우 강혜인, 이아진에 못지않은 캐릭터 소화력을 뽐낸다는 후문이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온라인 극장이라 불리는 메타시어터 플랫폼을 통해 80여 개국에 실시간으로 공연 실황을 생중계한다는 점도 2021년 뮤지컬 '태양의 노래'가 가지는 강점이라 할 수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공연장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요즘에 적합한 서비스를 선택했다고 본다. 공연장을 찾더라도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있어 배우들의 표정 연기까지 감상하기는 어려운데 메타시어터를 통해서는 클로즈업 된 배우들의 얼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이 또한 장점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는 무대 앞 쪽 아래에 오케스트라 피트가 위치하는데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무대 위 좌측 한 편에 오케스트라 피트를 둔 것도 인상적이었다. 무대 전면에 배치된 LED의 색상 변화에 더하여 파스타 가게, 버스 정류장, 역 앞 광장, 해변, 병원 등의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좌우로 움직이는 무대와 배경, 커튼 등을 이용해 적절하게 표현하여 한정된 시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한 부분 역시도 괄목할만하였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 뮤지컬 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K-POP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은 그 규모에 비해 역사가 오래되지 않는다. 본업이 뮤지컬 배우가 아닌 K-POP 가수들을 기용해 온 것을 생각해 보면 국내 뮤지컬의 성장의 한 축에 그들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성량이나 폭발적인 가창력에는 여전히 비교될 수밖에 없으나 이제는 뮤지컬 배우라는 호칭이 익숙해진 아이돌 출신 배우들도 많아진 상황이기에 그러하다.

공연 문화에 대한 저변 확대의 일환으로도 K-POP 아이돌 가수의 기용은 뮤지컬 공연을 접하는 이들에게 무대 예술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그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아이돌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연기력 논란은 이제 구시대적인 이야기가 되어 작금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제작사 신스웨이브는 오는 7월 평창군 문화예술재단의 평창청소년 K-POP 아카데미 교육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초대해 뮤지컬 '태양의 노래'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하니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아이돌 가수의 확장된 활동 영역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뮤지컬 '태양의 노래' 무대 공연 사진 / 제공 : (주)신스웨이브>

서핑보드 하나에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소년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소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며 행복해했고 그런 소녀의 모습을 보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면 소녀가 더 행복해질 것 같아 소녀의 앨범을 만들고자 했다는 소년. 그리고 그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인 뮤지컬 '태양의 노래' 속에서 K-POP과 함께 발전해 나갈 공연시장을 보았다고 하면 혹자는 어불성설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근본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없지 않은가 싶다. 좋아하는 것을 펼쳐 보일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그 위치가 음악방송의 무대인가 공연장의 무대인가에 따라 달라질 리 없을 테니 말이다. 문화는 근시안적인 태도로 대하기 보다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으로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기에 공연과 K-POP의 동반성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하였다는 점이 뮤지컬 '태양의 노래'가 현시대에 가지는 가치가 아닐까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