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미국 시장에서 LCD TV 브랜드를 ‘브레이비아(Bravia)’로 바꾸고 본격적인 가전 명가 부활을 선언했다. 특히 소니의 ‘TV사업 구하기’에 긴급 투입된 인물의 면면 때문에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선 지난 3월 부임한 외국인 CEO 하워드 스트링거가 TV사업 부활을 위해 조직한 새로운 팀을 직접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계속된 적자로 경영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데이 노부유키 대신 취임한 스트링거 CEO로서는 과거 세계 TV 시장을 장악했던 소니를 TV 왕좌에 다시 앉히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새로운 조직은 오는 9월 말 소니 TV사업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TV사업 부문에 투입된 이하라 가쓰미 사장(54)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과거 소니가 휴대폰 사업에서 힘을 못 쓸 때 에릭슨과의 합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 성공한 인물. 자칫 휴대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수도 있었던 소니를 회생시킨 이하라 사장이 TV사업을 맡았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하라 사장은 “TV 사업은 소니에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TV사업의 부활은 소니의 부활을 의미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2007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에서 TV 부문을 반드시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소니는 다음달 둘째주 미국 인디애나에서 열리는 홈시어터 트레이드쇼에서 처음으로 ‘브레이비아’ 브랜드 TV를 선보이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에 들어간다. 또 미식축구리그(NFL)·나스카(NASCAR:National Association of Stock Car Auto Racing)를 후원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지난 3월 마감된 회계연도에서 소니는 TV사업에서 1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봤다. 소니의 TV사업이 고전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이다. 샤프 등 경쟁사들이 대형 평판기술에 투자를 계속하는 동안 소니는 ‘트리니트론’으로 알려진 브라운관 TV에만 자원을 투입했다. 2002년 평판TV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을 때 대응할 만한 제대로 된 제품이 없었던 소니는 당황했고, 결국 TV사업은 계속 적자가 났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경쟁사는 자체 조달 또는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받아 기술개발에만 매진, 소니를 이미 넘어서고 말았다.
오랫동안 TV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저력의 소니가 내놓은 회심의 승부수가 먹혀들지 벌써부터 시장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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