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11>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11>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데이터베이스(DB) 문제가 나오는데 우리가 챙길 수 있는 게 없는지 확인해보자.”

 지난해 금융권 보안사고 원인으로 DB관리 부실이 언급되자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이 임직원에게 지시한 내용이다. 그 결과 DB진흥원은 오는 3월 ‘데이터 보안인증제(DB인증제)’를 도입한다. 한 원장의 DB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볼 수 있는 사례다.

 DB진흥원이 출범한 지 올해로 만 3년이 된다. DB를 하나의 산업으로 정부가 나서서 챙기기 시작한 지 3년이 된 셈이다.

 2009년 6월 초대 수장을 맡은 한 원장에게 올해 핵심 전략을 묻자 ‘비룡승운(飛龍乘雲)’이란 한자어로 답했다. ‘비룡이 구름을 탄다’는 의미로, 한 원장은 “DB산업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DB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강조한 것. 그는 “국민의 무궁무진한 창의력을 DB로 맘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올해는 ‘빅데이터 시대 원년’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스마트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신규 기기·서비스 등장으로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데이터 활용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빅데이터 핵심은 DB에 있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분석해 고객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한 원장은 빅데이터 시대 우리가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관련 법 제정 등 선결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DB진흥원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스마트기기 등장으로 ‘정보 폭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활용도가 떨어진 비정형화된 데이터란 점입니다. 숫자와 같이 정형화된 데이터는 전체의 5%에 불과합니다. 당장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데이터 활용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위한 신기술이 제시되고 있지만 보다 효과적인 비정형 데이터 분석기술이 필요합니다.

 보안도 중점 고려사항입니다. 데이터 관리 실패로 인한 정보유출 우려가 큽니다. 그렇다고 데이터 모두에 암호를 걸면 데이터 활용 성능이 크게 떨어집니다. 급증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보관하고 정제할지 데이터 품질과 보안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올해 업무 추진방향으로 ‘유통과 소통의 DB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올해 DB 유통 활성화에 나설 것입니다. 오픈마켓 모델의 DB 유통시스템인 ‘DB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각 기관과 민간에 흩어져 있는 DB를 한 곳에 모을 것입니다. 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개인·기업은 언제나 접근해 활용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펼칩니다. 나아가 DB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DB를 활용한 앱·UCC공모전을 개최하고, 공공·민간 DB 오픈API 제작 지원사업을 추진합니다. 민간에서 다양한 DB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외에서도 공공DB 활용이 관심사입니다. DB진흥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외 공공저작물 활용 사례를 보면 유럽의 유로피아나는 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영국국립도서관, 프랑스국립도서관, 루브르박물관 등 유럽의 도서관·박물관·기록관이 제공한 1500만건 문화유산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 각국은 오래전부터 저작권 유무에 상관없이 공공저작물 공유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몇몇 선진국은 자국 특성에 맞는 자유이용 라이선스를 도입해 저작물의 개방과 재사용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교해 우리나라 공유저작물 발굴과 활용은 갈 길이 먼 상태입니다. 공공저작물은 DB·콘텐츠사업자 51% 이상이 활용을 희망할 만큼 수요가 많지만 많은 공공기관은 민간 활용에 소극적입니다.

 우리 기관은 민간 수요가 많은 공공저작물에 공공라이선스(KOGL)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용이 제한됐던 저작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권리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중개자 역할을 하겠습니다.

 DB진흥원은 지난해 공공저작권 신탁관리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현재 공공저작물 5만4000건을 확보했고, 공공저작물 신탁관리시스템인 ‘올라잇(Alight)’도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DB진흥원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습니다.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주세요.

 ▲지난해 말 우리가 제시한 ‘마스터 데이터 품질관리 프레임워크’ 기술이 국제표준(TS:Technical Specification)으로 채택됐습니다. 지난 2009년 4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해 2년 9개월간 노력한 결과입니다. 마스터 데이터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절차와 역할을 정의한 기술규격으로, 일반 데이터 품질관리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데이터 품질관리 기술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때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DB진흥원은 올해 ‘데이터 품질관리 성숙모형’과 ‘데이터 품질관리 평가기준’도 국제표준 등록작업을 전개할 것입니다. 세계 데이터 품질관리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표준활동을 계속 전개할 것이며 이는 우리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DB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업계 인력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실태와 대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지난해 DB산업은 처음 10조원대에 진입하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맞춰 DB 업계는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인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업계에서 올해 초·중급 DB인력 1만160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대학에서 배출하는 일정 수준 이상 DB 인력은 3600여명에 그칩니다. 수요 인력의 33%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또 2014년까지 기업에선 2만7000여명 인력이 필요한 반면에 대학에서는 1만5000명을 공급하는 데 그칩니다. 무려 1만2000여명 수급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업계 인력난 개선을 위해 해결책이 강구돼야 합니다. DB진흥원은 지난해 업계와 공동으로 국내외 14개 대학에 129억원에 달하는 국산 DB솔루션을 기증했고 교안도 개발해 보급했습니다. 대학과 기업 상생을 위한 협력 일환입니다. 올해도 사업은 계속합니다. 대학 DB 전문인력 양성과 취업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대학교수 대상 연수 프로그램도 개최해 DB 전문인력의 양적·질적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고 고용창출을 지원할 것입니다.

 -업계와 공동으로 100억원이 넘는 DB솔루션을 대학에 기증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업은 중·고급 수준 DB인력이 필요한 반면에 대학에서는 초급 인력 양성에 편중돼 있어 심각한 질적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중·고급 전문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국내 DB 솔루션기업과 함께 SW를 기증하는 대학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신 DB솔루션 활용과 현장실무 적응을 위해 산업체 전문가를 강사로 구성해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를 통해 대학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모범적인 DB 인력 산학 상생체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올해는 석·박사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집중 심화교육을 실시합니다. 향후 진로와 비전에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 학습동기 부여를 위한 ‘DB 비전투어’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해 새롭게 펼치는 신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콘텐츠 메타데이터 유통 활성화사업을 추진합니다. 메타데이터는 ‘데이터의 상세 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파일의 촬영 날짜, 해상도, 파일 형식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올해 콘텐츠 메타데이터 현황을 조사해 개선방안을 만들고 이를 통해 메타데이터 활용 기반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공공과 민간에서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 DB를 대상으로 메타데이터 관리·구조·값 품질개선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올해 DB산업 전망을 해주세요.

 ▲빅데이터 환경을 맞이하는 올해 DB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정보생산 가속화와 정보보안 이슈로 국내 DB산업은 2014년까지 매년 9.1% 성장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14년 시장규모는 1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 사회와 소통하는 SNS, 기업 마케팅과 의사결정 저변에도 DB는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정부는 DB산업 육성정책을 마련하고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 10조원 규모인 DB산업에 믿음직한 날개를 달아주기 바랍니다. 이런 정책지원이 뒤따른다면 올해 한국 DB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해로 발돋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응수 원장 프로필

 △1954년 5월생

 

 △학력사항

 -한영고 졸업(1973년)

 -성균관대 법정대학 신문방송학과 학사(1978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1984년)

 

 △주요경력

 -2009년 6월~현재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원사무국장, 홍보콘텐츠기획관

 -2007년 국정홍보처 고위공무원

 -2006년 국정홍보처 미디어지원단장

 -2002년 뉴욕총영사관 홍보관

 -1999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5년 시카고총영사관 홍보관

 -1990년 공보처 방송과장, 문화과장

 -1979년 문화공보부 행정사무관

[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11>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11>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11>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11>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