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Review] 저렴한 요금 앞세운 알뜰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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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알뜰폰(MVNO)이 도입 1년을 맞았다. 1년 만에 사업자는 23개나 등장했고, 가입자도 80만명에 이른다.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가능성은 보여줬다. 더구나 MVNO 번호이동제도, 단말기자급제, 도매대가 재산정 등이 시행되며, MVNO 확산 걸림돌이 사라졌다. 사업자들도 1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는 더욱 공격적인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화요기획Review] 저렴한 요금 앞세운 알뜰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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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마트, 롯데, 홈플러스 등 유통 대기업들의 신규 진출 움직임도 포착됐다. 강력한 신규 MVNO 사업자의 진입은 낮은 MVNO 인지도를 높일 호재가 될 수 있다. MVNO가 통신시장의 새 바람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싸고 독특한 요금제=알뜰폰의 강점은 역시 `저렴한 요금`이다. 기존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품질, 동일한 구성의 상품을 비교하면 약 30% 정도 저렴하다. 음성, 데이터, 문자메시지를 통신사로부터 도매가격으로 받아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본료도 낮아 통화량이 적은 사람에게는 더 큰 혜택이 된다. 기존 이통사들은 기본요금이 대부분 1만원 이상인데 반해 MVNO는 3000~5000원 수준이다. 심지어 에버그린모바일, 프리텔레콤 등은 기본료 무료 상품도 선보였다.

또 지난해까지는 데이터 도매대가가 높아 스마트폰용 상품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대가를 재산정하면서 데이터 도매대가도 크게 낮아졌다.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단순히 요금이 싼 것을 넘어 사용자 특성에 맞춘 이색적인 요금제들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요금제가 일명 빵 요금제로 불리는 헬로모바일의 `뚜레쥬르 요금제`다. 헬로모바일이 `라이프스타일팩` 1탄으로 선보인 뚜레쥬르33 요금제는 고객 소비패턴 맞춤형 요금제로 기획됐다. 뚜레쥬르33 요금제는 스카이 `베가레이서`나 삼성 `갤럭시M` 단말기와 함께 기본요금 월 3만3000에 음성 150분, 문자 250건, 데이터 100MB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20만원 상당의 뚜레쥬르 모바일 제품 교환권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CJ헬로비전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향후 방송■영화■음악 등 CJ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와 접목한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영업 강화로 승부수=MVNO 사업자들도 사업 개시 1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사업 강화를 추진한다. 가장 큰 변화는 자체 전산망을 갖추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는 점이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자체 전산망으로 사업을 하고 있고, 8월 CJ헬로비전, 10월 온세텔레콤 등이 전산망 구축을 완료한다. SK텔링크도 내년 후불제 상품 판매를 앞두고, 연내 전산망을 갖출 계획이다. 자체 전산망을 갖추면 가입자 관리 및 분석이 쉬워지고, 새 요금제 적용 등도 한층 빨라진다.

영업 강화도 주목된다. 에넥스텔레콤은 새로운 브랜드 론칭과 함께 대구와 광주에 오프라인 직영 대리점을 연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MVNO 사업자가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MVNO로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에넥스텔레콤은 2013년 말까지 전국 대리점 100개 구축이 목표다.

KCT는 조직개편을 통해 현장영업을 강화했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위탁한 영업만으로 한계가 있어 직접 영업에 나선다. 이번에 구성한 현장영업 조직은 기업고객 위주의 B2B 영업에 주력하고, 점차 개인고객 영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활용한 전국 유통망 구축을 추진한다. 지역 SO를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역 대리점 및 고객센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세텔레콤도 유통망 강화에 나선다. 직접 대리점을 개설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보유한 다양한 매장과 제휴하는 모델을 검토 중이다. 10월이면 자체 전산망이 갖춰지기 때문에 다양한 유통 및 제휴 모델을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다.

◇유통업계 가세로 시장 확대 기대=MVNO 시장에 예상되는 또 한 가지 변화는 강력한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들의 가세다. 홈플러스는 MVNO 진출이 기정사실화 됐고, 이마트도 통신사로부터 입찰을 받는 등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롯데도 MVNO 진출을 검토한다.

이들 유통 대기업의 진출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MVNO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며 중소 업체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분은 우려된다.

하지만 업계는 기대감이 더 크다. MVNO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대기업을 통한 홍보효과가 산업 전체를 키울 수 있다는 기대다. 유통 대기업들은 전국 곳곳에 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을 갖췄고, 보유한 고객도 많아 MVNO 확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MVNO 사업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인지도 부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이 MVNO를 모르는데, 사업자가 누구고 요금제가 어떻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MVNO협회를 중심으로 개그맨 박영진과 김영희를 알뜰폰 홍보대사도 임명하기도 했다.

장윤식 한국MVNO협회장은 “알뜰주유소가 많이 알려지면서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처럼, 알뜰폰도 고객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런 면에서 유통 대기업 진출은 MVNO의 낮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MVNO 가입자 현황

자료:방송통신위원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