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EO 희망릴레이]<15>주정인 젤리코스터 대표

◇류호석 비손콘텐츠 대표 추천의 변(辯)=“시작부터 투자 유치가 아닌 자체 아이템개발과 외부 용역을 병행하며 스스로 성장해 온 스토리가 다른 스타트업에게 좋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류호석 대표는 기존 스타트업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해 온 주정인 젤리코스터 대표를 추천했다. 젤리코스터는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자체 서비스 개발을 함께 해 온 스타트업으로 최근에는 `버디업`이라는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중하고 있다.

[스타트업 CEO 희망릴레이]<15>주정인 젤리코스터 대표

[스타트업 CEO 희망릴레이]<15>주정인 젤리코스터 대표

“석사를 마치고 탄자니아에서 2년간 봉사활동 했어요. 탄자니아는 정전이 잦은 곳인데 한번은 48시간 동안 전기가 끊긴 적도 있었죠. 전기가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심지어 물도 안 나오죠. 처음엔 이런 환경이 너무 짜증났는데 1년쯤 되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있다 가면 아무것도 얻는 게 없겠다.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하자`라고요. 이때 얻은 긍정적 사고가 어려움을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주정인 젤리코스터 대표가 창업을 처음 생각한 시기는 대학원 석사 과정이다. 지도 교수가 창업 예찬론자였다. 구체적 실행 계획이 있진 않았지만 창업의 막연한 생각만 갖고 탄자니아로 떠났다.

봉사라는 좋은 의도로 떠났지만 열악한 현지 환경은 청년을 지치게 했다. 다행히 열악한 환경은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 무한 긍정 에너지를 갖고 그는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 당시에도 구체적 창업 계획은 없었다.

아프리카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한 친구에게 창업제의가 들어왔다. 그도 `같이 해보자`란 말 외엔 구체적 계획도, 자본도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창업을 주저하다 결론에 도달했다. `젊으니까 일단 저질러 보자` 그래서 주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창업은 운명이었다.”

도전은 한 마디로 무모했다. 돈이 없어 공동창업자와 구립 도서관에서 시작했다. 자본금 10만원으로 법인 등록을 했다.

“처음 도서관에서 시작할 때 공동창업자가 말했어요. `오늘을 사진으로 남기자. 나중에 역사가 될 거다` 가진 건 없지만 패기는 있었죠. 그때 정말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아쉽네요.(웃음)”

창업 초기 다행히 운이 따랐다. 기아차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얼마 안 가 서울시 창업프로그램에 선발돼 어엿한 사무실도 얻었다. 기아차 앱 수주를 계기로 젤리코스터는 한동안 외주에 집중했다. 하지만 많은 경쟁자가 등장하며 수주 단가가 반 토막 났다. 이제는 본격적인 자기만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창업 초반 안정적 매출을 얻으며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죠. 충분한 실전 경험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변했고 저희 역시 외주로만 만족할 생각은 없었거든요. 외주와 자체 서비스 개발의 균형을 잘 맞춰 나가고 있습니다.”

젤리코스터가 선보인 첫 서비스는 실제 만남을 기록하는 앱 `버디업`. SNS의 피상적 만남이 아닌 실제 의미 있는 만남을 기록하는 서비스다. 출시 2달여 만에 회원 11만명을 모으며 순항하고 있다.

창업 2년. 성공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지만 위기도 있었다. 최고위기는 공동창업자 이탈. 그는 최고기술책임자(CT785O)이기도 했다.

개인적 이유로 CTO가 나가자 직원들이 동요했다. 주 대표는 CTO가 나간 이유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꾸준한 대화로 직원들의 모든 의문점과 불안함을 풀었다. 새로운 개발팀장을 찾는데 반년이 걸렸지만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위기를 이겨냈고 비온 뒤 땅이 굳듯 지금은 웬만한 일에는 꿈쩍 하지 않을 정도로 팀워크가 강해졌다.

주 대표는 “유저들을 춤추게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젤리코스터의 목표”라며 “이제까지는 `초보 대표`였지만 앞으로는 `노련한 대표`로 젤리코스터 성공을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젤리코스터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