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에 美 시민단체 FTC에 "인수 막아달라"

미국 개인정보 보호단체가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에 반기를 들었다. 개인정보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파는 페이스북이 향후 와츠앱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9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시민단체들이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가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행위’라며 승인을 잠정 보류해달라고 공식 항의했다.

공식 항의는 워싱턴DC 기반 사생활 보호 단체인 ‘전자 사생활 정보센터(EPIC)’와 ‘디지털 민주주의 센터’가 제기했다. 이들은 페이스북과 와츠앱의 사생활 보호 정책이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와츠앱은 사용자에게 초기 1년이 지난 이후부터 연간 0.99달러의 사용료를 받는다. 대신 광고를 없애고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최소한으로 수집한다. 반면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최대한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파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한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인수하면 페이스북의 철학대로 와츠앱을 바꾸게 되고, 전 세계 모바일 메신저 시장 1위인 와츠앱의 운영 철학이 바뀌면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등 사생활 정보가 대량으로 수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들 시민단체는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인수하기에 앞서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같은 행동이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전했다. 또 페이스북이 그간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EPIC는 웹사이트에서 “페이스북이 와츠앱 이용자의 개인정보 데이터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했는지 FTC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는 와츠앱 이용자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와츠앱은 그동안 이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은 “이미 발표한대로 와츠앱은 페이스북과 분리해 운영되며 그들의 사생활 보호 정책과 보안에 관한 헌신을 존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FTC는 아직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