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토리지 시장의 ‘큰손’인 은행이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새 장비 도입 시 안정성 검증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신기술 도입에 보수적이던 은행권이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관심을 보이자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이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을 결정했다. 전자금융 서비스 업무에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접목하기로 하고 공급업체를 선정했다.
신한은행이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1 금융권인 은행에서 고객 서비스 용도로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접목한 것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데스크톱 가상화(VDI)나 망분리에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도입되는 사례는 종종 있었어도 안정성이 중요한 전자금융 분야 구축 사례는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높은 가격과 안정성 미검증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은행권 진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진 경향이 엿보이고 있다. 은행이 신기술인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경쟁이 심화하면서 제품 선택 폭이 넓어지고 무엇보다 성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7월 우리은행은 올플래시 스토리지 표준화 대상에 EMC, HP, IBM, 바이올린메모리 4개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표준화 사업은 시스템 구축 등 사내 정보화에 필요한 구매 대상 업체와 장비를 선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올플래시 스토리지 확산을 뜻한다. 우리은행은 표준화 이후 발주를 내 HP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여기에 KB국민은행도 올플래시 스토리지 표준화 작업을 일부 추진한 바 있어 은행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은행은 국내 스토리지 시장 ‘빅바이어’다.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약 30% 물량이 금융권에서 소화된다. 은행의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은 현재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중심의 국내 스토리지 시장을 플래시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포함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만으로 구성된 저장장치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전통 스토리지보다 월등해 차세대 스토리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침체로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위축 받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한국IDC는 국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이 2014년 259억원에서 오는 2018년 435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 한국IDC)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