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서버, 스토리지 업계 공공사업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달 말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 유예기간이 끝남에 따라 조달등록, 홍보 전략 수립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 서버, 스토리지 업계가 공공사업 준비에 총력을 기울인다.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으로 숙원이던 공공시장이 열리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은 2.5㎓이하 x86서버와 100테라바이트(TB) 이하 스토리지를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고시했다. 올해 1월부터 적용됐다. 관련 업계와 기관 준비기간을 고려해 이달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내달 1일부터 고시된 제품군에 대해 대기업 혹은 국내 생산시설이 없는 외국계 기업 제품은 공공기관 납품이 원천 차단된다.
유예기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중소 서버, 스토리지 업계는 조달등록에 우선 집중한다. 현재 조달 등록된 중소업체는 태진인포텍, 이슬림코리아, 삼보컴퓨터,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에이텍 등 다섯 곳이다. 모두 서버만 등록했다.
새롭게 등록하는 서버업체는 이트론, 명인이노, 테라텍 등 7개 곳이다. 스토리지는 넷클립스, 글루시스, 가야데이터 등 9개 기업이 이달 말 목표로 조달등록을 진행 중이다. 민간영역에서 꾸준히 사업을 한 만큼 공공기관 실적증명만 완료되면 조달등록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대부분이 공공 사업부를 강화했다. 홍보와 마케팅 역량도 확보한다.
하만정 가야데이터 대표는 “조달등록을 위한 적합성 검증, 실적증명 등을 진행한다”며 “유예기간이 끝나고, 공공기관 장비 구매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공급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시장에서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서버, 스토리지 영역은 약 13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외산 제품이 95% 이상 독식했다. 내달 1일부터 이 시장이 국내 중소업계로 돌아간다.
국내 중소 서버, 스토리지 업체로 구성된 한국컴퓨팅산업협회도 분주하다. 중소기업 제품을 알리기 위한 전국 규모 세미나,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전국에 구축한 공동 AS망을 고도화하고 불공정 발주 행위도 모니터링 한다.
이인규 컴퓨팅산업협회 팀장은 “중소기업 생산 서버, 스토리지에 대한 발주담당자 불신이 있고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 정보도 부족한 곳이 많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세미나, 콘퍼런스, 설명회 등을 매달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이라는 보호막이 올해 당장 실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히 공공기관은 중소기업 제품 신뢰가 높지 않다. 처음 시도되는 전국 공동 AS망 불신도 있다. 무엇보다 1차연도에 적용되는 2.1㎓ x86서버 수요가 적다. 전체 x86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2.3㎓, 2017년에는 2.5㎓로 확대된다.
김평윤 이슬림코리아 이사는 “올해 적용되는 2.1㎓ 모델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데다 많은 기관이 중소기업 제품을 잘 알지 못 한다”며 “올해 당장 큰 폭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기보다 공공시장에 안착하도록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