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FIDO 2.0 시대 앞둔 생체인증, 비약적 확산 기대

[신년기획] FIDO 2.0 시대 앞둔 생체인증, 비약적 확산 기대

지문, 홍채, 안면, 지정맥, 음성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활용한 생체인증 시장이 본격적인 확산기에 진입한다. 생체인식 장치를 탑재한 일부 모바일 기기를 넘어 PC와 웹 환경 등 다양한 플랫폼 전반으로 적용 영역이 확대된다.

◇생체인증, 파이도 1.0에서 2.0 시대로

생체인증과 온라인 간편인증 국제 표준화 단체 파이도(FIDO) 얼라이언스는 상반기 새로운 FIDO 2.0 표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FIDO는 생체인증(UAF)과 2차 인증(U2F) 관련 안전한 사용자 인증 프로토콜을 제시한 기술 표준으로 삼성페이와 국내 금융업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준용해 활용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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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FIDO 1.0은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 이후 참여 기관이 늘었다. 각 개인을 구분하는 고유 생체정보 탬플릿을 본인 소유 단말기의 격리된 하드웨어 영역에 보관하는 구조로 보안성 우려도 해소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와 통신사, 다양한 보안 솔루션 벤더를 중심으로 빠르게 공인 인증 획득과 관련 기술 개발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 스마트뱅킹과 카드사, 증권사 등에서 FIDO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속속 내놨다.

박춘식 한국FIDO산업포럼 회장(서울여대 교수)은 “올해는 2.0 표준 발표와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통신이나 게임 등 광범위한 산업군으로 도입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지문, 홍채 등 고정된 생체정보 외에도 키보드 입력 습관, 걸음걸이, 제스처 등 행위특성을 활용한 인증 기술 발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운용체계, 웹 등 플랫폼에 기본 탑재로 폭발적 확산 기대

FIDO 2.0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가 생체인증을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는 내용을 담는다. 웹 분야 국제표준화기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과 협력해 웹 브라우저에 생체인증을 기본 탑재한다. 글로벌 카드사업자 연합 EMV 진영과 온라인 상거래 등 지불결제 시장에서 생체인증이 확산되도록 통합 표준 작업도 추진한다.

스마트폰, 데스크톱, 노트북,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를 인증 한번으로 통합 사용하는 클라이언트인증프로토콜(CTAP·시탭)도 구현한다. 생체정보를 한번 등록하면 기기와 상관 없이 모든 기기에서 간편하게 연동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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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도 W3C 공개초안과 시탭 구조 등에 맞춰 관련 기술 선행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 표준이 발표되는대로 국내 기업 등이 바로 사업화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조상래 ETRI 책임연구원은 “기존에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제공하던 생체인증을 플랫폼 차원에도 기본 탑재하면서 서비스 범위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파이도 2.0 표준이 발표되면 바로 시험인증에 참여해 기술을 검증받고 국내 업체에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인증 기능 넘어 다양한 차별화 요소 찾아야

현재 파이도 상호운용성 테스트를 통과해 공식 인증을 획득한 국내 기업은 20여곳이 넘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는 물론이고 주요 통신사와 라온시큐어, 드림시큐리티, 시큐브, 한컴시큐어, SGA솔루션즈 등 다양한 보안 솔루션 벤더가 인증 획득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파이도 기반 생체인증 솔루션을 개발해 금융사 등에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 주를 이뤘다.

보안업체와 솔루션 벤더 역시 파이도 2.0 시대를 앞두고 차별적 기능 요소 발굴에 집중한다. 생체인증 분야에서 플랫폼 사업자 역할이 커짐에 따라 단순 인증 기능 제공만으로는 시장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고객용 본인인증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구성원 관리, 사용자 지속인증, 다양한 인증 팩터 결합 등 산업별, 분야별 특성에 맞는 추가 기능이 요구될 전망이다.

김운봉 라온시큐어 이사는 “단순히 파이도 공식 인증이 시장 진입장벽으로 여겨지던 시대는 끝났다”며 “생체인증이 스마트폰 사진 촬영이나 음성통화 기능처럼 기본적인 요소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비약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