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워터월시스템즈, 글로벌 내부정보유출방지 시장 정조준

“이제 타깃은 글로벌이다.”

창업 16년째를 맞이한 내부정보유출방지(DLP:Data Loss Prevention) 솔루션 전문기업 워터월시스템즈는 올해부터 세계 DLP 시장 공략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800여개 고객사를 보유한 워터월시스템즈는 국내 호스트DLP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 고객사는 방위사업청, 포스코엔지니어링, IBK기업은행, KB저축은행 등이다. 유통, 의료, 엔터프라이즈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솔루션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제2 금융권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타 보안 업체에 비해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이 높다는 것도 회사 입지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LG전자, LG이노텍 등 해외 사업장을 다량 보유한 대기업에 공급하면서 해외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영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해외 50개국, 80여개 사업장 총 15만 사용자에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이종성 워터월시스템즈 대표는 “국내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의 해외 사업장 운영경험에 바탕을 두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면서 “현지 환경에 맞는 제품으로 도전하면 국내에서와 같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성 워터월시스템즈 대표
이종성 워터월시스템즈 대표

국내에서 쌓은 다양한 노하우와 다국적 기업 공급 운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세계 시장으로 발길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무작정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지 않는다. 상당기간 글로벌 무대를 노크해왔다. 내세울 만한 성과도 올렸다. 앞서 진출했던 일본 시장에서 실력도 검증받았다. 2004년 일본 히타치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 히타치HBM에 자사 기술 제품 수출을 시작, 히타치 공식 취급제품으로 등록됐다. 국내 보안 소프트웨어(SW) 제품을 역수출한 첫 기록을 세운 제품이다. 또 2010년 토요타자동차에 솔루션을 구축해 6년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 시장에도 공을 들였다. 2015년 중화인민공화국 공안부로부터 '검수등급' 허가증을 획득하고 현지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진출 기반을 갖췄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협력사도 보유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시장도 타진하고 있다. 워싱턴호텔, 데상트 등도 주요 해외 고객사다.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81만 클라이언트를 설치했다. 국내 성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미 해외 진출을 위한 돌다리도 충분히 두드려봤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깨달은 바가 많다”면서 “그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술지원을 감안한 기능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척박한 국내 보안 시장에서 DLP 솔루션만으로 입지를 다지고 해외 시장까지 정조준하는 비결은 '한 우물 파기'에 있다. 워터월시스템즈가 창업할 당시만해도 국내에서 내부정보 유출 시도 차단 기술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해킹을 막는 것만 보안으로 생각하던 때다. 'DLP'라는 용어도 없었다. 개념마저 없는 상황이라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제품명도 방화벽을 대표하는 '파이어월(Firewall)'과 대비되는 '워터월'로 지었다. 창업 이후 줄기차게 워터월 제품으로 밀고 나갔다. 국내 DLP 시장을 뚝심으로 일궈낸 셈이다.

기능에서도 후발 제품들과 차별화된다. '간소화'가 핵심이다. 단일 에이전트로 정보보안 운영이 가능한 '3i 플랫폼' 서비스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Integrated·Internal·Information'의 약자인 3i 플랫폼은 워터월 하나로 랜섬웨어 대응과 보안 클라이언트 이탈 관리, 문서 중앙화 유도 시스템, 보안정책결재시스템, 모바일 기기 보안관리 등 다양한 보안 이슈를 해결하고 간편하게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내부 보안은 기능이 강화될수록 역설적으로 내부 업무가 불편해지고 관리도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워터월은 단일 플랫폼, 단일 에이전트에서 모든 종류의 엔드포인트 정보유출 위협을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돼 관리가 용이하고 1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부터 수십만 클라이언트가 있는 글로벌 기업 환경까지도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안 시장 침체에도 워터월시스템즈는 3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일궈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부터 안착기에 들어선 국내 시장을 더욱 다지고 해외 시장 공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단순히 보안 솔루션을 판매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심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16년간 사업을 이어가면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고객사 신뢰가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고객에게 보안 제품을 하나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내부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