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선진국 통화정책변화...자본유출입 변동성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국은행, "선진국 통화정책변화...자본유출입 변동성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국은행이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로 국내에서 자본 유출입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 직후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서 “올해 1분기 이후 최근까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북한 리스크 등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일시 확대됐지만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업실적이 호전되고 금융기관의 경영 건전성도 개선됐다”며 금융시스템 복원력도 양호한 상태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금융시스템의 안정상황을 수치화한 '금융안정지수'는 지난 8월 3.8로 올랐지만 주의단계(8∼22)를 밑돌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북한 리스크 상존, 주요국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 등에 따라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7월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꾸준히 순유입됐지만 8월에는 북한 리스크 등의 영향에 순유출로 바뀌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0월부터 보유자산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하고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가계신용 확대 과정에서 취약차주 부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대출금리 상승 움직임과 맞물려 이들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6월 말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차주의 부채는 80조4000억원으로 추산돼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에 해당하는 차주를 말한다.

또 한국은행은 기업 재무건전성이 글로벌 경기 회복과 경영 합리화 노력으로 대체로 개선됐다면서도 “최근 실적 개선이 수출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기업 전반으로 확산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시장 상황 변화 등으로 저하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