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작심발언 “페북·구글, 세금 안내고 고용도 안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GIO).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GIO).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31일 “페이스북, 구글은 국내에서 세금을 안 내고, 고용도 안하며,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면서 “인터넷 시장은 국내가 아닌 세계 (시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증인들 퇴장에 앞서 “증인 중 꼭 해야 할 말이 있으면 해달라”고 말하자 이 창업자는 손을 들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 창업자는 이날 국감에서 지적된 네이버의 각종 불공정거래 의혹에 관해선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뼈저리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다. 오프라인과 달리 시장을 볼 때 글로벌하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싸이월드가 사라진다고 광고를 (국내) 신문사 등이 가져가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이 갖고 간다”면서 “페이스북, 구글은 국내에서 세금을 안내고 고용도 안하며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서 조세를 회피하고, 망사용료를 내지 않는 등 '역차별 문제'에 대한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창업자는 “유럽에서 제가 본 것은 미국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국 기업을 위한 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면서 “(자신은) 10년 전부터는 일본 시장에서, 지금은 미국 시장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창업자는 앞서 국감 질의응답에서도 네이버를 국내 사업자가 아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와 비교해 줄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네이버가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광고비를 부담시킨다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이 창업자는 “80%는 한달에 광고비가 50만원 이하”라면서 “네이버는 (국내) 신문광고가 아닌 구글에 빼앗길 광고를 막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네이버가 다른 기업 비즈니스 모델을 베껴서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주장에는 “네이버는 국내 시장 70%를 점유하고, 구글은 세계 시장 90% 점유한다”면서 “(언급된)서비스는 구글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것이 관련 산업 생태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는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싸우려면 국내 기업끼리 제휴를 하고, 힘도 모아야 한다.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미래에셋대우, YG와 협력하는 것도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