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 최대어 '진에어' 내달 상장…제주항공 뛰어넘나?

진에어가 내달 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두 번째로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고, 국내 유일 장거리 노선을 보유한 LCC라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진에어 중장거리 항공기 B777-200ER (제공=진에어)
진에어 중장거리 항공기 B777-200ER (제공=진에어)

22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는 23~24일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상장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같은 달 3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진에어는 이번 수요예측 이후 29~30일 투자자 청약, 12월 초 주식시장 상장에 나선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진에어 유사기업으로 △제주항공(한국)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 △비엣젯항공(베트남) △세부항공(필리핀) △스프링에어라인(중국) △아시아항공(타이) 등 6개 회사를 선정,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15배를 올 상반기 순이익에 적용했다.

진에어 희망 공모가밴드는 2만6800~3만1800원으로 이번 상장을 위해 구주매출 900만주, 신주 모집 300만주를 포함해 총 1200만주를 공모한다. 실제 공모규모는 3216억~3816억원이고,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9540억원이다. 이는 상장 당시 제주항공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7772억원)을 넘어서면서, 현재 제주항공 시가총액(9200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일 서울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에서 창립 48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일 서울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에서 창립 48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금융투자업계는 진에어 상장이 제주항공 상장을 뛰어넘는 성공을 전망했다. 2015년 12월 상장한 제주항공은 첫날 공모가를 크게 웃돈 4만8100원에 마감하고, 시가총액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거리 하와이 노선의 탄력운영이 본격화되고 좌석이용률(Load Factor)과 단가(Yield) 동반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할 전망”이라며 “올해는 중형기 도입이 2구에 그쳤던 반면 2018년에는 확정된 항공기 순증만 5기로, 현재 검토 중인 대형기 1기 추가도입까지 확정될 경우 증익폭은 예상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진에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한 6564억원, 영업이익은 30% 늘어난 78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11.9%로 우수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고, 올 연말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다만 이번 공모 주식수 1200만주 중 신주모집이 300만주에 불과해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진칼의 구주모집이 900만주에 달하기 때문이다.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공모를 통해 진에어에 유입되는 금액은 800억~9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2020년까지 항공기 도입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 항공기 (제공=제주항공)

또 공모가 밴드 최상단 기준 제주항공 PER 13.7배 보다 높은 배수(15배)로 최근 유가 상승과 경쟁 심화로 동종 업계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공모가 산정이라는 논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진에어가 최근 경영성과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LCC 1위인 제주항공보다 경영실적이 낮은 상황에서 PER이 더 높게 적용한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전체 공모 물량의 3분의 2가 구주매출로 이뤄지다 보니, 회사 기업가치 재고보다는 모회사인 한진칼 재무여건 개선을 위한 IPO란 지적도 있다”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