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셰일 석유업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소폭 증산 결정으로 거듭 유리한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EC이 지난주 총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가량 확대키로 한 것은 공급 압박에 대한 회원국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가격의 급등을 막고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려는 의도였다.
OPEC의 증산 소식에 셰일 석유회사들의 주가가 오른 것은 그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셰일 석유업계는 생산량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셰일 석유업계의 총생산량은 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웃돈 이달에는 사상 최고치인 하루 1090만배럴에 달했다. 그 덕분에 미국은 사우디를 제치고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산유국으로 올라섰다.
OPEC은 2014년 셰일 석유업계를 고사시키려는 속셈으로 대대적 증산에 나섰고 그 영향으로 배럴당 100달러이던 유가가 2년 뒤 30달러로 하락했다.
미국 셰일 석유업계는 생산량이 크게 위축될 정도로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 11월 이후 단 한 번도 하루 800만배럴을 밑돈 적은 없었다.
셰일 석유업계는 이처럼 유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던 시절을 버텨냈고 이를 통해 OPEC이 어떤 가격대를 추구해도 생존할 길을 찾아냈다.
OPEC의 증산 결정은 퍼미언 분지의 인프라 문제로 고심하는 셰일 업계로서는 시기적으로도 적절한 것이었다. 텍사스주 서부와 뉴멕시코주에 걸쳐 있는 퍼미언 분지는 미국 최대의 셰일 석유 광구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에 신규 송유관이 가동될 때까지 업계가 시추를 축소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우드 맥켄지의 R.T. 듀크스 부장은 OPEC의 증산 결정이 미국의 셰일 석유회사들에 다소 숨통을 터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유가가 소폭 하락하겠지만, 내년에는 예비 생산 능력이 줄어들고 OPEC이 증산할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내년에는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서 석유업계가 송유관 가동에 맞춰 생산을 늘릴 아주 좋은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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