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가 화웨이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한다. 하반기 출시되는 화웨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BOE OLED가 채택됐다.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BOE가 약진하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2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화웨이가 하반기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에 BOE의 OLED가 탑재된다. 대상은 '메이트20프로'다. 메이트 시리즈는 화웨이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제품군이다. 패널은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BOE가 얼마나 많은 양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수율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율은 기술력과 생산성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전략 모델에 BOE OLED가 채택된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BOE는 LCD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이지만 OLED는 생산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발주자다. 작년 5월 청두에 위치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을 처음 가동했고, 10월에는 출하 기념식을 가졌다. 이후 스마트폰 AS용도로 OLED를 생산하고, 중국 내 다른 스마트폰 회사에 OLED를 소량 납품하는 정도에 그쳤다.
OLED는 생산이 어렵고, 또 BOE도 그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 BOE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업계 내에 적지 않았다. 이번 화웨이 공급을 계기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조사 업체 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BOE가 화웨이와 계약을 맺은 것은 최소 100만대 이상의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국내 업체와 비교해 수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겠지만 기술력은 전보다 확실히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BOE의 약진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중국과 경쟁으로 LCD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음 먹거리인 OLED마저 중국이 추격하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렉시블 OLED는 그동안 국내 기업이 선도한 분야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을 상회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다. LG디스플레이도 10조원 투자를 결정하는 등 플렉시블 OLED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BOE는 자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 사례를 늘려 OLED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청두 B7에서 1호기를 가동하고 있는 BOE는 2호기 구축을 완료하고, 양산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3호기 장비 입고를 시작하는 등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