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그룹 연구개발(R&D) 메카인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첫 현장 경영 행보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본무 선대 회장이 건설 현장을 두 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인 곳이다. 구 회장은 계열사 R&D 책임 경영진과 함께한 자리에서 R&D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미래 전략을 점검하고 R&D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12일 LG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주요 경영진과 미래 기술 전략을 협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6월 ㈜LG 대표이사 취임 후 경영 현안 파악과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첫 현장 방문지로 LG사이언스파크를 택했다.
이번 방문에는 권영수 ㈜LG 부회장을 비롯해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박일평 LG전자 사장, 유진녕 LG화학 사장,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계열사 R&D 책임 경영진이 함께 했다. 올해 신설한 LG 벤처투자회사(CVC)인 LG 테크놀로지벤처스 김동수 대표도 참석했다.
구 회장은 먼저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구하고 있는 성장 사업과 미래 사업 분야 융·복합 기술 현황을 점검했다. LG전자 '레이저 헤드램프' 등 전장부품과 LG디스플레이 '투명 플렉시블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을 살폈다.
구 회장은 이어서 참석 경영진과 미래 준비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분야 기술을 우선 육성키로 하는 등 R&D 경쟁력 강화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국내는 물론 북미와 일본 지역의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스타트업 발굴에 더욱 힘쓸 것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사이언스파크는 LG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LG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는 'LG 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해 자율주행 부품, AI, 로봇 분야 스타트업 발굴 및 신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LG사이언스파크가 도쿄에 '일본 신사업개발담당'을 두고 소재·부품 분야에 강점이 있는 현지 강소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미래 성장 분야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과 인재 확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R&D 책임 경영진에게 “LG 미래에 역할이 매우 중요한 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보였듯 저 또한 우선 순위를 높게 두고 챙겨 나갈 생각”이라면서 “최고 인재들이 최고의 R&D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LG사이언스파크는 총 4조원을 투자해 4월 오픈했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33만7000평) 규모로 20개 연구동이 들어섰다. 현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 인력 1만70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2020년까지 2만2000여명으로 확대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