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같은 인공지능(AI) 대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뛰어난 인력을 공급해 국내 AI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구성하는 'AI 대학원'이라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송 KAIST 정보통신기술(ICT) 석좌교수는 이전부터 우리나라가 알파고 같이 누구나 기억하는 AI 성과를 내고, 훌륭한 관련 인력을 지속 배출해 세계 AI 산업을 이끌기를 바랐다. 평생을 연구와 교육에 몸 바친 그가 가진 꿈이었다. 네트워크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최고 논문상을 두 번이나 받았지만, 더 큰 욕심이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몸담고 있는 학자로서 나라 전체에 기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며 “국민이 기억하는 성과, 국가 산업 발전기여 가운데 무엇이라도 이뤄야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러던 차에 기회로 다가온 것이 KAIST AI 대학원 신설이다. KAIST는 정 교수를 대학원 책임자로 삼아 오는 가을부터 수업에 들어간다. 고려대·성균관대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최대 10년 동안 190억원을 지원받게 되면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정 교수는 AI 대학원이 눈부신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꾸리는 교수진과 교과과정에 특히 자부심을 내비쳤다. 교수진의 경우 유례없는 '대한민국 드림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머신러닝 국제 콘퍼런스(ICML)와 신경정보처리시스템 학회(NIPS)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낸 양은호·신진우·황성주 교수를 포함해 가장 주목받는 전문가 7명으로 로 교수진을 꾸렸다”며 “10명으로 가을 강의를 시작하고, 규모를 20명 이상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직 구성 중이지만 교과과정도 만듦새에 내실을 기하고 있다. 딥러닝 분야를 가장 강조하면서 자연어처리, 강화학습 분야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우리나라 산업 특성을 고려해 AI와 반도체 기술을 결합하는 분야를 과정에 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이론부터 실증, 구현까지 AI 관련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원과 기업 간 연계도 정 교수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외부 인턴십을 학생 졸업 요건으로 의무화하고 이를 산학협력 시발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기업의 인재양성 요청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기업의 전략적인 AI 분야 '팀 빌딩'이나 연구협력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정 교수는 “AI 대학원은 산업현장에서 원하고, 실제로 활용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로 외국에서처럼 대기업 연구센터가 대학원 안에 들어서는 사례도 많이 배출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많은 기업과 소통 중으로, 곧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생 반응도 이미 뜨겁다. 1~2일 서울과 대전에서 진행한 대학원 설명회에 500명 가까운 인원이 모여들었다.
정 교수는 “앞으로는 대학원을 기반으로 단과대인 AI 대학을 추가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AI 대학원을 잘 키워, 해외에서 AI를 공부하기 위해 몰려드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