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ASML 기술 탈취한 XTAL에 9900억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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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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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 ASML 소프트웨어 기술을 탈취한 XTAL에게 8억4500만달러(약 99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ASML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산타클라라 고등법원 배심원단이 자사 소프트웨어 기술을 탈취한 XTAL에 제기한 5건 기소 조항을 모두 인정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이미 미국 산타클라라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1월 XTAL이 ASML에 2억2300만달러(약 26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ASML이 기술 유지를 위해 노력했던 점, XTAL이 악의적으로 ASML 소프트웨어를 빼돌리려고 한 정황 등을 고려해 다시 판결을 내렸다.

ASML 측은 “XTAL은 이미 파산상태에 이르렀고, 이 회사가 가진 대부분 IP(지적재산권)를 AMSL이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XTAL은 과거 ASML에 다녔던 직원들이 2014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15년 이 회사가 ASML의 마스크 최적화(Mask Optimization) 소프트웨어 기술을 유출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ASML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XTAL 직원 중에는 중국인도 포함돼 있었다. 게다가 XTAL 모기업은 중국 둥팡징웬전자로,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기술 유출 배후에 중국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ASML은 “국가 차원의 기술 유출 문제는 전혀 아니고, 개인의 일탈일 뿐”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이 사건 배후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보도가 퍼지기도 했다. ASML은 피터 베닝크 CEO(최고경영자)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최대 한국 고객이 배후”라고 언급했다는 보도에 대해 “어떤 고객사 이름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외신에서는 ASML 기술 유출 사건 이후 유럽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과 협업을 경계하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전문가인 조나단 홀스락 브뤼셀대 교수는 “이것은 단순히 일회적 사고가 아니다”라며 “유럽 많은 회사들은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이 문제를 사업 기회보다 후순위로 두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