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가 신차 슈퍼사이클에 진입한다. 오는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25종에 이르는 신차를 쏟아내며 글로벌 시장 대폭격에 나선다. 기존 라인업에 없던 신차를 비롯해 완전변경·부분변경 신차가 대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까지 신차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회사 수익성 향상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현대차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가 내년 말까지 신차 25종 이상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유럽 내 신차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면서 글로벌 핵심 공장 가동률 향상과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까지 출시를 앞둔 주요 신차는 △제네시스 GV70(신차), GV80(신차), G80(완전변경), G70(부분변경) △현대차 NE EV(신차), 아반떼(완전변경), 투싼(완전변경), 그랜저(부분변경), 싼타페(부분변경), 코나(부분변경) △기아차 K5(완전변경), 쏘렌토(완전변경), 카니발(완전변경), 모닝(부분변경), 스팅어(부분변경), 스포티지(완전변경), 스토닉(부분변경) 등이다.
가장 큰 특징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확대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라인업 가운데 SUV 비중을 올해 40% 수준에서 내년 50% 이상으로 확대, 체질 개선에 나선다. 대당 판매 가격이 높은 SUV 비중을 확대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에 긍정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4% 이상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신차 효과와 SUV 비중 확대를 발판 삼아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선보인 베뉴, 팰리세이드 등 SUV 해외 판매가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다는 점은 내년 실적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친환경차 성장세에 발맞춘 전동화 신차도 대거 투입한다. 주요 전동화 신차는 첫 전용 전기차인 NE EV를 비롯해 아반떼 하이브리드차(HEV), 라페스타 전기차(중국형 EV), 싼타페·쏘렌토 하이브리드차(HEV·PHEV), G80 전기차(EV), 중형 버스 카운티 전기차(EV) 등이다.
친환경차 중장기 전략에 따라 전동화 신차 물량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 국내 생산량 가운데 내년에 신규 투입할 전동화 신차 물량은 15만대에 이른다. NE EV 7만7000대, 아반떼 HEV 3만7000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2만8000대, G80 EV 6400대 등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 시장 판매 전망도 밝다. 전년도 기저 효과와 신차 효과가 중첩되면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4분기부터 미국 현지 생산을 기점으로 신형 쏘나타 판매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국 시장 회복세가 더딘 점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2017년 이후 부진이 계속돼 온 중국 시장에서는 100만대 판매 회복이라는 중장기 목표 아래 친환경차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현대차는 한국산 배터리 대신 중국산 배터리를 얹은 엔씨노 EV와 라페스타 EV를 올해 안에 순차 투입, 중국 공장 가동률 회복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SUV와 전동화 신차 투입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향후 경영 실적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침체된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을 내년에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