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국내 에듀테크 기업의 중국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해외 기업에 배타적인 중국 교육시장에 수년에 걸쳐 어렵게 진출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은 중국사업에서 뼈아픈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11일 에듀테크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국내 에듀테크 기업의 중국 사업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A기업은 이번 달 중국 기업과 대규모 소프트웨어(SW) 코딩 제품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A기업은 중국 진출을 위해 지사를 설립하는 등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약하기로 한 중국 기업은 우한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A기업 대표는 “우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이어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며 “우한에서 계약을 진행하던 직원들까지 모두 한국에 돌아왔으며, 계약하기로 한 중국 기업 또한 타격을 크게 입었기 때문에 계약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B기업은 꾸준히 수학교구로 중국에서 매출을 거뒀지만 이달 중국 매출이 아예 없다. 신종 코로나로 많은 중국 학교와 학원이 휴교 또는 휴원 중이어서 B기업의 제품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국 학교와 추가 계약을 진행하기로 한 것도 무기한 연기됐다.
C기업 또한 상반기 예정됐던 중국 기업과의 계약 체결이 무기한 연기됐다. C기업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로 학교와 학원이 수업을 하지 않게 되면서 영어 교육 프로그램 추가 계약건이 연기됐다”며 “상반기 중국에서 열리는 교육박람회 또한 연기돼 계획했던 중국 사업 일정이 다 틀어졌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기업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교육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치원, 학원,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업 교구 등이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코딩 로봇, 블록과 교육용 완구 등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신종 코로나 때문에 대다수 중국 공장이 운영을 계속 중단한다면 국내 교구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교구는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현재 국내 학교, 학원 등에 재고를 공급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돼 중국 공장 운영이 재개되지 않으면 국내 교육 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