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스타렉스 후속 모델 차량 개발을 마치고 주행 테스트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파격 디자인을 적용한 신형 스타렉스를 앞세워 국내는 물론 신흥 자동차 격전지로 떠오른 아세안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내년 1분기 신형 스타렉스(프로젝트명 US4) 양산을 앞두고 시험 차량을 생산해 국내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2007년 데뷔한 현행 스타렉스(TQ)는 14년 만인 내년에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을 개선한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위장막 테스트 차량의 가장 큰 변화는 파격 디자인이다. 전면은 세미 보닛를 적용한 전형적 다목적차량(MPV) 형태에서 앞 범퍼 끝단부터 후면까지 유선형으로 처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측면 역시 유리창 부분을 둥근 유선형으로 설계해 개방감을 강조했다. 플랫폼은 기아차 카니발과 공유해 승합차와 승용 미니밴 시장을 동시에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대응해 최신 저감장치를 채택하고 성능을 개선한다. 디젤 엔진에서 벗어나 가솔린, 액화석유가스(LPG) 등으로 파워트레인도 다변화한다. 부족한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도 대폭 보강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스타렉스가 기존 박스형에서 벗어나 유선형의 파격 디자인을 채택한 것은 아세안 시장을 염두에 둔 제품 전략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행 스타렉스는 현대차가 신흥 수출 지역으로 꼽는 아세안 시장에서 반조립제품(CKD) 수출을 통해 효자 차종 노릇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대차 합작사들은 스타렉스를 CKD 형태로 받아 현지 생산하고 있다. 현지 전략형 모델은 기존 스타렉스에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아세안 소비자 취향을 반영, 전면 그릴을 키우는 등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아세안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MPV 판매가 높은 지역이다. 그동안 토요타와 닛산 등 일본차 업체가 전체 90%를 점유해왔다. 그러나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현대차는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2017년 설립한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 현대탄콩은 스타렉스를 앞세워 7만9668대를 판매하며 베트남 진출 이후 처음 일본차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현대탄콩 연간 생산능력은 10만대 수준이다.
올해부터는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지난해 11월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5만대 규모 신규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합작사가 아닌 단독 공장 설립으로 향후 신형 스타렉스 등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아세안 10개국 자동차 시장은 2017년 316만대에서 2026년 450만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