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공모주 열풍'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내 증권 시장에 새로운 대어가 속속 등판한다. 3월 청약을 받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가치가 5조원 내외로 평가돼 최근 공모주 열풍을 이어갈 대표 주자로 꼽힌다. 이어 3월 중 기술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특례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한다. 이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기업가치가 수십조원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다.
공모주 배정 방식이 '균등배분'으로 바뀐 것도 공모시장에 투자자들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존에는 청약 증거금에 따라 공모주를 배분하는 '비례배정' 방식을 썼다. 때문에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금액의 증거금을 예치해야 했고 결국 시장에서 관심이 높은 공모주는 '큰 손'들에게 대부분 배정됐다. 그러나 이제는 계좌 수에 따라 공모주 일정 물량을 균등하게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많은 증거금이 필요하지 않다. 올해 1분기 공모주 시장을 달굴 주요 기업들을 살펴봤다.
◇국내 유일 코로나19 백신 생산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분기 IPO 예정 기업 중 최대어로 꼽힌다.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백신 제조와 판매가 주요 사업이다. 분사 이후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며 성과를 냈다.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발매했으며 지난해 3분기 판매량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제품을 생산 중이다. 국내 유일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업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제 막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시점에 IPO를 하면서 투자 심리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장외 주식 거래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당 20만원 내외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래 사업 기회도 긍정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프리미엄 백신 중심 포트폴리오에다 신규 예방용 백신 파이프라인을 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인력 투입 등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폐렴을 유발하는 병원균 표면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결합해 만드는 단백접합백신을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내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임상 2상에 들어갔다. 또 국제 비영리 단체인 PATH와 공동 개발하는 로타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295만주이며 우리사주 물량 459만주를 제외하면 1956만주다. 희망 공모가액은 4만9000~6만5000원이다. 주간사는 NH투자증권을 대표로 해 총 6개사가 참여한다.
◇종합 보안서비스 시장 노리는 '싸이버원'
싸이버원은 2005년 설립된 정보보안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보안관제와 보안컨설팅이 주력 사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보안관제 전문기업으로 지정받을 정도로 보안관제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 인력을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물리보안 영역인 스마트시스템으로 사업영역을 확장, 스마트카드·RFID 기반 사물인식 기술을 영상·센서·출입통제 등 물리보안과 통합해 새로운 융합보안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를 다각화해 종합 보안서비스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신서비스도 갖췄다. 최근 클라우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확대하자 이에 맞춘 클라우드 보안관제서비스를 선보였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36만10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7600~8300원이다. 주간사는 키움증권이다.
◇CDMO 시장 2위 꿈꾸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국내 2위를 노리고 있다. 현재 CDMO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앞서고 있는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본격적인 생산을 위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아직 뚜렷한 사업 실적이 없지만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관계사인 피비파마(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표적항암제 'HD201(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및 'HD204(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참여, 공정 개발과 품질 분야를 맡고 있다. 피비파마가 유럽의약품청(EMA)에 신청한 'HD201' 판매 허가가 나는 대로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하반기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한 제2공장 설립이 예정돼 있으며 완공되면 생산 규모와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735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8700~1만2400원이다. 일반공모에 참여한 주주들은 상장 후 6개월 내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할 경우 주관사에 환매(풋백옵션)를 청구할 수 있다.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 유안타증권이다.
◇차세대 면역 항암제 기대주 '네오이뮨텍'
네오이뮨텍은 T세포 중심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생명공학회사다.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분야 과학자와 임상 의사 등 우수 인력을 보유하고 글로벌 연구개발 조직들과 협력하며 면역항암 제품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임상 시험과 사업화가 목표다.
네오이뮨텍 대표 신약인 'NT-I7'은 T세포 증폭 기능을 보유한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단독요법 효능뿐만 아니라 기존 항암제 및 면역항암제 간 병용투여 시 항암 치료효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한다. NT-I7을 발명한 연구 핵심인력인 양세환 대표이사와 최동훈 연구소장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제품인 NT-I7이 임상 단계여서 현재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는 상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5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5400~6400원이다. 주간사는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다.
◇암 조기진단 특허 기술 '바이오다인'
바이오다인은 암 조기진단을 위한 특허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1999년에 설립됐으며 암 조기진단을 위한 체외진단검사 방법 중 하나인 액상세포검사(LBC) 장비 및 소모품을 제조한다. 아직 매출이 적고 영업 실적도 적자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특례 방식으로 IPO를 진행한다.
현재 LBC 장비와 주요 소모품을 해외 2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5대 검진센터와 주요 대학, 병원에 공급하고 있어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독자기술인 '블로윙 기술'로 글로벌 특허를 획득하고 이 기술을 적용한 LBC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 제품들이 갖고 있던 불순물 포함, 세포 변형 등 문제점을 극복하고 진단 정확도를 암 확진에 사용되는 조직검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였다고 강조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2만2500~2만8700원이다. 주간사는 대신증권이다.
◇디지털헬스 생태계 이끄는 '라이프시맨틱스'
라이프시맨틱스는 디지털헬스 플랫폼과 솔루션으로 비대면 의료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 이후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디지털헬스 기술플랫폼 라이프레코드 △임상적 효용을 검증한 라이프레코드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라이프레코드를 활용한 응용서비스인 디지털헬스 솔루션 등 3개 분야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헬스 기술플랫폼 라이프레코드는 건강데이터 수집과 저장, 분석 및 활용에 필수적인 공통기술과 질병예측 알고리즘 등 AI 기술을 핵심서비스로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 솔루션 '닥터콜', 비대면 보험영업 솔루션 '하이', 암환자 치료경험 공유 솔루션 '오하' 등 자체 디지털헬스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의료기기산업법 시행으로 디지털치료기기 관련 규제가 마련됨에 따라 식약처 허가임상과 해외 임상을 본격화해 제도권에 안착시킬 계획이다. 본격적인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사업모델 기반 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 진입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9000~1만2500원이다. 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영상 시각효과 시장 거인 꿈꾸는 '자이언트스텝'
자이언트스텝은 2008년 설립된 영상제작 전문기업으로 시각효과(VFX) 분야에 강점이 있다. 광고 VFX, 영상 VFX, 리얼타임 콘텐츠 제작 및 솔루션 등을 보유했다. 영상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아서 기술성장기업 특례 상장으로 IPO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네이버로부터 70억원 규모 투자를 받기도 했다. 당시 회사 측은 “단순한 지분 참여가 아니라 양사가 미래형 사업을 협업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윈윈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영상 분야를 위한 기술도 쌓고 있다. 영화, 게임 등 콘텐츠에 포함되는 고퀄리티 시각효과와 홀로그램영상, 공간 맵핑영상, 미디어파사드 등 뉴미디어에서 구현되는 그래픽 영상을 제작한다. 신규사업으로는 버추얼 프로덕션 솔루션, 지식재산권(IP) 솔루션, 해외 진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4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9000~1만1000원이다. 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우주시대 통신 전문기업 '제노코'
제노코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고 위성통신 장비와 부품 국산화에 앞장선 기업이다. 우주항공을 중심으로 통신 사업 전반을 하고 있다. 사업영역은 크게 위성탑재체, 위성지상국, 항공전자, 전기지상지원장비(EGSE)·점검장비 등이다. 그동안 여러 국가 우주개발사업에 참여해 성과를 냈으며 최근에는 3월 발사 예정인 차세대 중형위성에 위성탑재체인 X밴드 송신기를 탑재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제노코 사업영역인 위성통신시장 관련 위성탑재체, 위성운용국 등 분야는 세계적으로 통신망 확대 구축, 통신기술 첨단화, 우주 개발 확대 등에 따라 성장이 예상된다. 제노코는 프랑스 에어버스와 위성지상국 사업을 협력하며 해외에서도 기술을 인정받았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49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2만7000~3만3000원이다. 주간사는 DB금융투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