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등 유통업체가 신용카드사와 제휴해 출시하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유통사는 고객 '록인효과'를 거둘 수 있고 카드사는 발급 건수 확대와 이종 사업 간 마이데이터 결합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용 고객은 동일한 혜택과 서비스가 적용되는 기존 신용카드에서 탈피, PLCC로 차별화한 경험을 할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아한형제들과 현대카드가 제휴해 출시한 '배민현대카드'가 3개월 만에 발급 건수 4만장을 돌파했다. 같은 해 10월 스타벅스와 현대카드가 출시한 '스타벅스 현대카드'도 4개월 만에 9만장을 넘어섰다. 11번가가 신한카드와 2019년 7월에 출시한 '11번가 신한카드'는 이달까지 29만장을 발급했다.
PLCC는 대형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상품처럼 자체 신용카드를 갖고자 하는 기업이 전문 카드사와 함께 운영하는 카드를 말한다. 카드사와 유통사가 파트너십을 맺고 기획, 브랜딩, 운영, 마케팅 등 신용카드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함께 공유한다. 제휴카드는 카드사가 비용·수익을 모두 부담하지만 PLCC는 카드사와 파트너기업이 함께 비용과 수익을 공유한다. 단순 제휴를 넘어 기업 전용 카드로 특화한 혜택을 담아 고객 유입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업계에서는 특히 배민카드에 주목하고 있다.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하면서 배달음식 수요 증가와 더불어 발급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민카드는 배민 결제금액 3%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카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13개 온라인쇼핑몰과 6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용 시에도 결제금액 2%가 쌓인다.
스타벅스카드는 자사 충전카드 이용 시 '별'이 적립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사용금액에 따라 무제한 별 적립을 해 준다. 11번가와 신한카드는 등급에 따라 최대 5%를 SK페이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e커머스에서 PLCC는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카드'가 시초다. 현대카드와 함께 만든 스마일카드는 G마켓, 옥션 등 자사가 운영하는 오픈마켓에서 특가, 캐시백, e쿠폰 등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2%대 캐시를 적립해 주면서 최근 발행 건수 100만장을 넘겼다. 대형마트 PLCC로는 '이마트e카드'가 이마트 7대 가맹점에서 신세계 포인트를 최대 5% 적립해 준다. 네이버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전용 PLCC를 현대카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화 카드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언택트 소비 시대에 맞는 최적화한 결제 수단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와 카드업계는 PLCC 출시를 통해 이종 부문의 이용 고객을 끌어들인 후 가둬 두는 록인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는 새 고객 유치는 물론 중장기로 데이터 플랫폼 공동 사업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을 앞두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 설계에 PLCC로 이어진 연합전선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유통업계가 보유한 소비자 정보와 카드업계의 금융 정보를 결합해 중장기로 마이페이먼트(PISP) 사업 공동 추진은 물론 포인트 공유, 마이데이터 특화 상품 개발 등이 가능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신규 유치는 물론 중장기로 데이터 플랫폼 공동 사업 창출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PLCC 현황(자료:업계 종합)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