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출시하는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에 '펜 입력' 기능을 처음 탑재한다. 회사는 기술 난도가 높은 폴더블 스마트폰용 펜 기능 구현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폴더블 스마트폰을 양산해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또 한 번 더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용 펜 입력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폴드3'(가칭)에 탑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제반 준비를 마쳐 5월부터 관련 부품, 7월부터는 폴더블 스마트폰 완제품을 각각 양산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갤럭시Z폴드3는 세로축 중심으로 화면 좌우가 접히는 폴더블폰이다. 지난 2019년에 처음 출시된 '갤럭시폴드'와 지난해 나온 '갤럭시Z폴드2' 후속작이다.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로, 매년 최신 기술이 집약된다.
갤럭시Z폴드3의 핵심 개발 과제는 펜 입력 구현이었다. 화면을 좌우로 펼쳐서 큰 화면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종이수첩처럼 필기를 가능케 해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이의 실현은 쉽지 않았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양산 자체도 어려운데 펜 입력 기능까지 추가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펜 입력 기능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한 예로 펜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부품(디지타이저)도 폴더블이 가능해야 한다. 또 펜을 화면에 대고 글씨를 쓸 때 생기는 충격과 압력 등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펜 사용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찍힘이나 흠집을 견딜 수 있는 폴더블 유리(UTG)도 필수다.
삼성전자는 수년에 걸친 연구개발(R&D) 끝에 펜 입력 기능을 구현할 부품·소재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폴더블폰 개발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펜 입력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타이저, UTG 등의 기술이 개발됐다”면서 “준비를 마쳐 양산 일정까지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스마트폰업계에서 유일하게 폴더블 스마트폰을 양산, 출시하고 있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안정 공급, 양사가 폴더블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화웨이, 모토로라, 로욜 등에서도 출시됐지만 부품 수급 및 생산 능력에서 삼성과의 차이가 크다.
폴더블 스마트폰 펜 입력도 업계에서 최초로 구현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 최종 완성품을 선보이게 되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와 함께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한층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차기 폴더블폰 펜 입력에 대해 “출시 예정인 제품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