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챗GPT 인공지능(AI) 기술이 화제다. 챗GPT는 미국의 AI 연구기업 오픈AI가 내놓은 AI 모델이다. 이 회사는 2015년 설립됐는데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이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다. 챗GPT의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은 2006년 발표된 것으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설립된 지도 어느 정도 지났고, 챗GPT가 구현하는 AI 기술도 크게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데, 챗GPT가 이렇게 이슈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챗GPT가 보여준 놀라운 성능 때문이다.
그간 음성인식을 중심으로 한 AI 기술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다소 성능이 제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 고도화와 챗GPT 열풍이 맞물리면서 생성 AI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돈을 내고 쓸 정도로' 높아졌다는 게 이용자들의 중론이다.
이제껏 AI에 대한 신뢰가 제한적이었지만 챗GPT를 접해본 많은 사람이 AI의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금 세계가 챗GPT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GPT는 언어에 특화된 AI 기술이다. 대규모 언어 자료를 학습시켜 AI 모델을 개발했다. 오픈AI는 2020년 GPT-3를 공개했고, 지난해 12월 GPT3.5에 해당하는 챗GPT를 선보였다. 문제는 그간 언어 기반 AI 기술이 우리에게 보여준 성능에 비해 이번 챗GPT가 제공하는 성능이 너무나도 우수하다는 점이다.
챗GPT는 그간 인터넷 문서와 책, 위키피디아 자료 등 3000억개 이상 자료를 학습했고, 이러한 학습을 바탕으로 인간의 피드백을 강화, 사람과 유사한 수준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 된 것이다.
단순한 일상대화뿐 아니라 작문을 하고 논문작성, 번역, 시험, 코딩 작업까지 진행 가능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챗GPT는 법률·의료부터 개발 및 데이터 분석, 예술 등 인류의 지적 능력에 해당하는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챗GPT와 같은 기술이 크게 대두되면서 자신의 경제적 위상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비단 우리 인간만이 아닌 듯하다. 실제 챗GPT는 두 달 만에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은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했을 뿐만 아니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NAS:GOOGL)은 클라우드 사업부 산하에 '아틀라스(Atlas)'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챗GPT와 유사한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를 개발하고, 이를 검색엔진에 통합하는 방안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챗봇 어프렌티스 바드는 구글의 대화형 기술인 람다(LaMDA)를 사용하며 현재 직원들이 대화 상자에 질문을 입력하면 답을 얻고, 이후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챗GPT 기술과 같은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소통 수단이 일반화되면 이제 키워드 내지 문자 형태 검색 시장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문자 형태 검색 회사들이 바빠진 것이다. 이에 반해 검색 분야에서는 커다란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달러 투자 의사를 밝혔다.
과거 기술발달의 흐름이 증명하듯 새로운 기술이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다면 이러한 기술 개발의 흐름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결국 신기술 분야에서 우리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
챗GPT 기술이 아직 한국어 기반 대응에는 제한적인 만큼 우리나라 독자 기술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듯하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