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이러닝은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하는 도구

[미래포럼]이러닝은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하는 도구

이러닝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수준별 교수·학습이 가능한 교육활동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무크(MOOC)나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라는 교육모델이 이러닝 분야에서 새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대규모 온라인 공개수업이라 할 수 있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상호참여적, 거대 규모의 교육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터넷을 통해 대학 강의를 무료나 싼값에 이수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이다.

온라인 공개 수업은 2008년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라 불리는 운동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후 다른 온라인 공개 수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고 온라인 공개 수업 기술과 몇몇 대학교들을 연계하는 강좌 프로그램이 서비스됐다. 초창기 온라인 공개 수업은 대부분 형식을 갖추지 않은 온라인 토론 게시판으로 이뤄졌다. 2011년 가을 스탠포드대학은 온라인으로 세 강좌를 열었고, 각 강좌는 약 10만명이 수강하는 인기를 보였다. MOOC 수강생은 다양한 대학에서 원하는 강좌를 동영상을 통해 듣는 것 뿐 아니라 능동적인 수업참여와 수업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고 있다. 수강생들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수업을 무료 또는 저렴하게 제공받고 커뮤니티를 통해 토론을 진행하고 과제를 수행한다. MOOC에서는 MOOC만을 위한 강좌가 매번 새롭게 개설돼 정해진 기간에 수강 신청을 받으며, 수업 진도가 끝나면 강좌가 종료된다.

대표적인 MOOC로는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 유다시티(Udacity)가 꼽힌다. 코세라는 2012년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인 앤드루 응(Andrew Ng)과 대프니 콜러(Daphne Koller)가 공동 창업한 영리기업으로 2013년 현재 스탠퍼드대, 예일대, KAIST 등 세계 100여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총 개설 과목은 450여개, 수강생은 500만명에 달해 현재 세계 최대 MOOC 플랫폼이 됐다. 에드엑스는 MIT와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투자해 세운 비영리기관으로 2013년 현재 MIT, 하버드대, 베이징대, 서울대 등 29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유다시티는 2011년 스탠퍼드대의 무료 컴퓨터공학 수업에서 시작해 독립한 영리 교육기관으로 파트너 대학 없이 스탠퍼드대 출신 교수들이 직접 강의하는 사이트다.

대학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MOOC 열풍은 고등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될지 명문대로의 인재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는 명문대만의 새로운 인재발굴 시스템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얼마전 한 지상파 TV에서 ‘거꾸로 교실의 마법’이라는 이름의 파노라마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이 거꾸로 교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거꾸로 교실, 거꾸로 학습, 뒤집힌 교육, 역진행 수업 등 다양한 용어로 번역되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은 기존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는 정반대로 수업에 앞서 학생들이 교수가 제공한 강연 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이나 과제 풀이를 진행하는 형태의 수업 방식을 말한다. 즉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제공되는 강의 내용은 이러닝 학습동영상 형태로 미리 제공되어 학생들이 수업 전에 이를 미리 공부하고, 수업시간에 교사는 질문이 있는 학생에게 개별 보충 설명을 해주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풀거나 친구들끼리 토론을 통해 복습을 하도록 한다. 이러한 학습과정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유대관계도 높아지고 공부에 흥미를 잃었던 아이들의 학습 의욕을 자극하는 효과를 가져 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업 전 이론 강의 동영상에는 교사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이 사용될 수도 있고, 동료 교사가 제작한 동영상, 앞에서 언급한 MOOC나 칸 아카데미, 또는 TED267와 같은 온라인 공개강의 동영상 등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학생들은 여러 수준의 다채로운 강의 내용을 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교실에서는 질의응답을 포함해 학생 자신이 다른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거나 학생들 끼리 역할극을 하는 등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배운 지식을 체득하고 활용하게 되니 플립러닝은 미래지향적이고 효과적인 학습모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닝은 기본적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므로 이러닝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MOOC나 플립러닝도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을 필요로 한다. MOOC에서는 대규모 학습자들을 관리하고 튜터링 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 관련기술이 필요하다. 플립러닝에서는 수업 전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강의 동영상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도구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아직 많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교실 내 학습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시스템들이 요구될 것이고 기존에 단편적으로 활용되었던 가상현실409, 증강현실 등의 기술들이 보다 폭 넓게 활용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의 교육이 당면한 문제는 이러한 도구나 기술, 시스템의 발달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틀, 즉 패러다임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아직도 산업혁명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획일화,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모든 학생들은 일정 연령에 모두가 같은 교육을 받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표준화된 시험 시스템을 통해 이 성과를 검증받는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다양하게 발현시키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표준화된 시험의 결과를 높이는 현실적인 목표로 왜곡이 되고 있다.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MOOC나 플립러닝 개념이 교육의 획일성을 탈피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플립러닝이 훌륭한 미래교육 모형이라고 현재의 교육방식을 뒤집어엎어서는 안될 것이다. 교육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한다. 오랜시간 꾸준히 변화와 발전을 해온 우리나라 이러닝 관련 인프라가 이러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유도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기현 테크빌닷컴 부사장 key@tekvil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