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KT 2.1㎓ 대역 LTE 전환 사실상 허용...3밴드 CA 경쟁 불붙는다

KT가 세 번째 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를 사실상 확보했다. 이르면 올해 이동통신 3사 모두 3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 캐리어애그리게이션(CA)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3밴드 CA는 3개의 주파수를 묶어 하나의 주파수처럼 서비스하는 기술로 기존 LTE보다 4배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다.

7일 관련부처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KT가 3G 서비스를 목적으로 할당받은 2.1㎓ 대역 10㎒폭을 LTE로 쓰는데 법적·기술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KT가 2001년 ‘IMT(DS) 비동기식’ 이동통신기술용으로 해당 대역(2.1㎓, 20㎒ 폭)을 할당받았다. 할당 당시 ‘IMT(DS) 비동기식’에 해당하는 최신 이동통신기술은 WCDMA였다. 만료시점은 2016년 12월이다.

KT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IMT(DS)비동기식’ 범위를 LTE-어드밴스트(A)까지 확장한 것을 근거로 올 상반기부터 미래부에 이 대역을 LTE로 쓰게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미래부는 3월 연구반을 꾸리고 경쟁사 의견 청취를 거쳐 최근 “해당 대역을 LTE로 쓰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도출했다. 기술진화에 따라 IMT(DS) 비동기식이 LTE를 포함한 만큼 해당 대역에서 4G 서비스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3밴드 CA 등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차별 없이 받아야 한다는 것도 전환 결정의 근거가 됐다. 미래부는 이달 중 장관 보고를 거쳐 방침을 최종 확정 짓는다.

KT는 미래부 방침이 공식화되는 대로 하반기 이 대역 LTE망 구축에 들어간다. 이미 일부 통신 장비사에 관련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이르면 11월 수도권 지역 망을 완료할 계획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할당 당시 사실상 3G용도로 받은 주파수 쓰임새를 변경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취지다.

경쟁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KT 해당대역 전환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쟁사 관계자는 “KT가 3밴드 CA를 원했으면 지난해 주파수 할당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노렸어야 한다”며 “구축이 쉽다는 이유로 1.8㎓ 인접 대역에 올인해 놓고 이제 와서 3G 주파수를 변경해 쓰려는 것은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선례가 향후 정부 주파수 할당 정책과 통신사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ITU가 이미 ‘IMT(DS) 비동기식’을 LTE로 확장한 마당에 이를 막을 명분이 부족하다”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내년 초 300Mbps(이론상) 속도가 가능한 3밴드 CA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소비자 편의 차원에서도 KT가 해당 주파수를 LTE로 쓰는 것을 허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