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학자]정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산소-18 농축수는 암과 치매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양전자 단층촬영(PET) 방사성의약품 필수 원료다.

탄소-13은 호기검사 시약과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로 사용이 크게 확대될 안정 동위원소다. 특히 이 탄소 기술은 탄소-14 동위원소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방사화 탄소 폐기물 처리도 가능하다. 원전해체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대한민국과학자]정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산소-18과 탄소-13의 세계 시장은 2025년 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생산기반이 전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를 국산화한 것이 정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광학연구부 책임연구원이다. 이 공로로 정 책임은 원자력연 56주년 기념식에서 ‘KEARI 대상’을 수상했다.

정 책임은 ‘핵확산저항성 동위원소분리 기술개발’ 과제를 통해 산소-18 농축수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또 이 기술을 연구원 제3호 연구소 기업인 듀켐바이오연구소에 출자했다. 총 자본금 40억원 가운데 15억원이 기술 출자 비중이다.

연구소를 함께 설립한 듀켐바이오(대표 김종우)는 방사성의약품(FDG, FP-CIT 등)을 만드는 의약품 제조업체다. 지난해 말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엔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 신약인 ‘뉴라체크(Nuraceq)’를 라이선스 받아 국내에서 제조, 판매할 예정이다.

정 책임은 2010년부터 안정동위원소 산업화 기반을 구축할 목적으로 핵확산 저항성 동위원소 분리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다.

정 책임은 광섬유 레이저를 사용하는 기술(ALSIS)을 자체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산소 및 탄소 동위원소 분리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세계 최초로 산소-18 고농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했다. 이 때 분리계수가 기존 기술인 증류법에 비해 150배 이상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기술’은 198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한 러시아,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이 수조원의 개발비를 투자했으나, 상용화는 정 책임이 먼저 했다.

정 책임은 “원자력 기술과 바이오 의료기술이 접목된 융합기술의 사업화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제3호 연구소기업은 오는 2020년 매출 목표가 연간 560억원입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