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1-新](20)리튬 황 전지 (21)플렉시블 배터리 (22)에너지 하베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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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리튬 황 전지

모든 에너지를 전기로 공급하는 전전화(全電化)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무 때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지 쓰임새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충·방전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이차전지는 일상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필수 소비재가 됐다. 납축전지와 니켈카드뮴, 니켈수소전지와 같은 리튬이온 전지는 전기자동차와 로봇, 전동공구 등에 이미 두루 쓰인다.

[창간 34주년 특집1-新](20)리튬 황 전지 (21)플렉시블 배터리 (22)에너지 하베스팅

리튬이온전지는 보통전지와 비교해 더 높은 전압의 전기를 만든다. 일반 전지는 약 1.3~2볼트에 그치지만 리튬전지는 3볼트 이상 전압을 자랑한다. 리튬은 다른 금속 이온에 비해 작고 가볍기 때문에 단위 무게당 큰 에너지를 만든다.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뜻이다.

물론 숙제도 있다. 열화로 노화가 일어나고 온도에 매우 민감한 것은 치명적 약점이다. 강한 충격이나 압력을 받아 전지가 변형되면 내부 온도가 상승해 폭발하기도 한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하기엔 에너지밀도도 100% 만족스럽지 않다.

안정성,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한 소재개발 연구가 계속되는 이유다. 양극 소재로 황, 음극 소재로 리튬을 이용하는 리튬황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리튬이온 전지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양극소재로 사용되는 황은 자원이 풍부해 가격이 저렴하다. 전지의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다. 최근 저가격 고용량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포항공대 화학과 박문정 교수 연구팀은 기존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용량이 4배 이상 크고, 가격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충전 시간도 10분 이내로 줄인 고성능 리튬-황 전지 제작 기술을 발표했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전지는 차세대 이차전지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충·방전 시 용량 감소 문제를 해결했다. 제작 단가까지 낮춰 대용량 에너지원으로서 리튬-황 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튬황전지는 충전 및 방전 횟수가 짧고, 황이 유기 전해액에 녹아내려 저장 용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이온이 나노채널을 통해 빠르게 이동하는 특성을 활용, 충전 속도를 10분 이내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러면서도 전지 수명은 오랫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새로운 유기·황고분자 양극재료를 개발했다. 석유 정제공정에서 폐기되는 황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제조 단가도 기존 전지 20%에 불과하다. 수십~수백 그램으로 손쉽게 합성할 수 있어 양산 가능성도 높였다.

물론 단점이 있다.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현재 기술로는 충·방전 50회가 한계다. 업계에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돼 리튬-황전지가 상용될 시기를 향후 5년 이내로 내다보고 있다.

(21)플렉시블 배터리

웨어러블 시장 성장은 곧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에 달렸다. 지금도 다양한 휘는 소재가 개발되고 있지만 그동안 배터리 기술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랐다.

하지만 최근 플렉시블 배터리 관련 개발 연구 성과가 발표되면서 다양한 웨어러블 제품 상용화 가능성이 열렸다.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는 2014년 8800만대에서 2017년 2억70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원인 플렉서블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플렉시블 배터리 원리는 액체전해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전지는 보통 양극, 음극, 분리막, 액체전해질으로 이뤄지는데 분리막과 액체전해질을 대신해 아주 얇은 종이 같은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이로 인해 휘거나 구부려도 누수에 의한 결함 염려가 없다.

삼성SDI는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할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을 확보했다. `V-벤딩` 기술을 적용해 고밀도 초소형 커브드 배터리를 제조해 삼성전자 스마트밴드인 기어핏에 공급했다. 나아가 웨어러블 기기를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폴더블 기기에 적합한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 종이컵 수준 곡률 범위 내에서 수만 번 굽힘 테스트 후에도 정상 작동이 가능한 수준이다.

LG화학은 2013년 기존 사각형 형태를 벗어나 쌓고, 휘고, 감을 수 있는 `스텝드 배터리(Stepped Battery)` 와 `커브드 배터리(Curved Battery)` 양산에 성공했다.

스마트폰 곡면 부위에 활용할 수 없는 사면(Dead Space)을 줄여 배터리 용량 증대 효과를 이끌어냈다. 커브드 배터리는 곡선 형태 IT 기기에 최적화된 형태로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스마트 안경 등 곡면 디자인이 요구되는 다양한 기기에 적용된다. LG화학은 양극이 니켈-주석 합금으로 코팅된 구리 선 여러 가닥을 꽈배기처럼 꼬아둔 케이블형 배터리 기술도 보유했다.

신용카드 두께보다 얇은 플렉시블 배터리를 볼 날도 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연구진은 신용카드보다 얇고 무선 충전이 가능한 플렉시블 배터리를 개발했다. 분리막을 없애고 양극과 음극을 평면, 동일 선상에 배열한 뒤 양극 간 벽을 둬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선 및 전압강하 등의 현상을 없앴다. 5000번 이상 연속 굽힘 실험을 거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22) 에너지 하베스팅

얼마 전 올림픽이 끝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한 빈민가 축구장은 독특한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태양광발전설비와 더불어 밟을 때마다 전력을 생산하는 타일을 축구장에 깔아 LED조명을 밝힌다. 미국 워싱턴DC와 런던 옥스퍼드 거리에도 곧 이 타일이 깔릴 예정이다. 영국 스타트업 `페이브젠`이 개발한 이 압전타일은 대표적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하나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태양광, 진동, 열, 풍력 등과 같이 자연적인 에너지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수확`한다는 의미다. 나노 기술을 활용해 기계적 진동에너지, 자연의 빛에너지, 폐열 등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해 전기에너지로 바꿔 재활용한다.

하베스팅 방법은 태양발전, 기계 에너지를 이용한 압전발전, 기계적 운동과 전자기적 현상을 이용한 발전 및 용량성(capacitive) 발전, 폐열을 이용한 열전발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압전이다. 태양발전은 생성되는 에너지양은 크지만 흐린 날이나 실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압전은 다른 하베스팅 방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기후에 관계없이 실내외 기계진동을 이용할 수 있다.

압전 하베스팅은 군수용 발전장치, 의료용 장치의 보조 전원, 자동차 발전장치, 웨어러블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인공심장, 심장 박동기 등 인체에 적용하거나 구조물 진단용 센서 전원 등이 대상이다. 또 소규모 전원, 로봇 등 차세대 전자장치 전원으로 응용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하베스팅 미래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 성장 속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투리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에너지 하베스팅 핵심이라고 보면 작은 진동이나 심지어 소리까지도 발전원이 될 수 있다. MEMS 기반 압전발전은 소량의 진동이나 충격으로 전기를 생산해 센서, 소형전자기기 전원 및 보조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김종희 세라믹기술원 박사 연구팀은 3D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미세한 압력이나 변형을 가하면 전기를 생성하는 `세라믹 u-압전발전소자`를 개발했다. 세라믹 압전발전소자는 25×5밀리미터(㎜) 크기에서 3볼트(V), 4마이크로암페어(μA) 전기를 생성한다. 기판 소재 변경과 3D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다층구조 형성 등으로 용도에 맞춰 출력할 수 있다. 세라믹 압전발전소자 한 층의 전기 발전량은 적지만 여러 층을 쌓으면 웨어러블 기기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킬 수 있을 만큼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MEMS 기술을 이용해 27㎣ 크기 소형발전기를 제작했다. 미화 1센트 동전보다 작다. 155㎐의 동작주파수를 가진다. 1.5g 진동에서 20㎼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정도다.

네덜란드 IMEC에서도 PZT 박막을 MEMS 공정으로 가공해 압전 발전기를 제조했다. 1.8㎑ 공진주파수 180㎚ 진동에서 최대 40㎼ 전력을 생산한다. 이론적으로 10~20년 동안 정기 유지 보수 없이 작동할 수 있어 의료분야에서 쓰임새를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 조이아공대는 ZnO 나노와이어를 이용한 압전발전기를 개발한 뒤 달리는 타이어에 적용했다. 제작한 압전발전기 크기는 약 1.5×0.5㎝ 크기며 최대 파워밀도는 70㎼/㎤ 이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