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495>퀀텀닷

삼성전자는 올해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를 출시했습니다. SUHD TV는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최고 사양 TV입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을 차세대 기술로 꼽은 모양입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공식 석상에서 퀀텀닷을 미래 TV 기술로 수차례 지목했습니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495>퀀텀닷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판매수량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27%, 21%를 기록, 10년 연속 1위입니다. 2006년 이래 10년 연속 TV 판매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TV에 적용한 퀀텀닷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퀀텀닷이 무엇인가요

A:퀀텀닷(Quantum dot)은 아주 작은 반도체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첫째는 크기입니다. 퀀텀닷은 2~10㎚로 작습니다. 혹자는 머리카락 굵기와 비교해 작음을 가늠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건 보통의 사람 눈으로는 그 형체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두 번째는 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넓게 연상되는 말에 속합니다. 각종 부품이 다닥다닥 붙은 회로 기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 기판 위에 붙은 시커먼 칩이 생각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퀀텀닷을 반도체라 부를 때 그 반도체는 보다 원론적 의미입니다.

전기가 통하는지, 통하지 않는 지로 분류한 도체, 부도체, 반도체 상태 중 하나입니다. 도체는 전기가 통하는 물질, 부도체는 통하지 않는 물질 그리고 반도체는 통했다가 안 통했다가 하는 물질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Q:퀀텀닷의 어떤 성질이 이용되지요

A:퀀텀닷은 눈에 보이지 않게 작은 반도체이기에 양자구속효과가 나타납니다. 작은 반도체가 모두 양자구속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퀀텀닷을 이루는 독특한 원자 결정 구조 덕분입니다.

퀀텀닷은 입자 크기에 따라 에너지갭(밴드갭)이 달라집니다. 이것을 양자구속효과라고 부릅니다. 에너지갭은 가전자 대역과 전도대역 차이를 말합니다. 에너지갭은 반도체에 꽤 중요한 물성입니다. 반도체 응용은 대부분 에너지갭 조정을 통해 이뤄집니다.

Q:입자 크기에 따라 에너지갭이 달라지는 것이 디스플레이와 어떤 상관 있나요.

A:형광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형광(fluorescence)은 빛을 받은 물질이 다시 빛을 토해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형광으로 나오는 빛은 그 물질의 에너지갭과 관련됩니다. 에너지갭이 넓을수록 빛으로 방출되는 에너지가 커질 것이고 에너지갭이 작을수록 낮은 에너지의 빛이 나옵니다.

=미국 퀀텀닷 제조사 나노시스.
=미국 퀀텀닷 제조사 나노시스.

우리는 파장으로 빛깔을 판단합니다. 빨강, 초록, 파랑을 예로 들면 빨강의 파장이 가장 깁니다. 빨강, 초록, 파랑 순으로 짧아집니다. 파장과 에너지는 반비례하므로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큽니다. 파랑이 품은 에너지가 가장 큽니다.

퀀텀닷은 크기를 달리하면 에너지갭이 조정됩니다. 같은 물질이라도 에너지갭을 달리해 형광으로 방출하는 빛깔을 바뀌게 됩니다.

Q: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은 TV에 어떤 식으로 적용되나요.

A:삼성 SUHD TV는 LCD TV입니다. LCD TV는 액정층을 전기로 흔들어 뒤편에서 오는 빛을 조정합니다. 조정된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한 디스플레이가 우리가 보는 LCD입니다. LCD TV 뒤편에서 오는 빛은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방출됩니다.

이 BLU 앞에 퀀텀닷 필름을 붙입니다. 퀀텀닷 필름은 베리어 필름 2장 사이에 퀀텀닷을 넣고 합지한 필름을 말합니다. 하얀빛을 내는 기존 BLU와 달리 퀀텀닷 TV에 들어가는 BLU는 파란빛을 방출합니다. 에너지가 비교적 높은 파란빛으로 퀀텀닷 필름 속 퀀텀닷에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495>퀀텀닷

에너지를 받은 퀀텀닷 내부에서 전자는 들뜬 상태가 되었다가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들떴다가 내려오는 그 차이가 에너지갭입니다. 퀀텀닷 필름에는 빨간빛을 내는 퀀텀닷 입자가 들어갑니다. 그보다는 크기가 조금 작은 퀀텀닷 입자도 함께 들어가 초록빛을 냅니다. 퀀텀닷 필름에 들어간 두 가지 크기 퀀텀닷 입자가 LCD TV 광원의 빛을 풍부하게 합니다. 파랑 LED칩에 노랑 형광체로 하얀빛을 내던 기존 BLU보다 색재현율이 올라갑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