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담뱃갑 경고그림에 늘어나는 `전자담배`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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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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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알리는 경고 그림이 의무적으로 붙은 지 두 달쯤 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표기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을 시행했다. 이 때문인지 담배를 끊기 위해 대용품으로 전자담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자담배 유해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또 최근 연구결과에서는 전자담배가 금연의 효과적 수단이 아니라고 밝혀졌다.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은 347명 청소년을 대상으로 흡연과 흡연습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1년 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추적 조사했다. 첫 번째 조사에서 흡연자가 아니었지만 전자담배를 피웠던 청소년 3명 중 1명은 1년 후 조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조사됐다.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거나 담배에 중독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리처드 미에 미시간대 사회조사연구소 교수는 “연구 결과는 전자담배를 피는 청소년이 이것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흡연을 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전자담배를 피는 10대는 앞으로 담배를 피울 위험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청소년이 전자담배를 피면서 흡연이 위험하지 않다고 믿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자담배를 피운 노인은 전자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보다 1년 후 흡연할 가능성이 2배 높았다.

린다 볼드 스털링대 보건정책학 교수는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규칙적인 흡연을 유발한다는 사실에 놀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담배 컨트롤(Tobacco Control) 저널에 발표됐다.

전자담배의 독성에 관한 연구도 있다.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공보건학교 연구팀은 전자담배 액체에 독성이 높은 금속이 함유돼 있고, 담배를 피우며 생성된 에어로졸을 흡입하게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여러 전자담배 브랜드에서 액체에 금속이 들었는지 분석했는데 흡입할 때 발암성분이 되는 카드뮴, 크롬, 납, 망간, 니켈이 브랜드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 금속이 나오는 원인이 에어로졸을 생성하는 액체를 가열하는 코일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반 담배는 담배 잎을 종이로 감싸서 만든다. 종이와 잎이 타면서 발생한 연기에는 니코틴, 타르 등이 포함돼 있고 이를 흡입하면 6초 만에 신경계에 생리 활성 물질이 도달한다. 전자담배 흡입구는 유리나 금속 내부에 전열 발생부를 갖고 있다. 이를 가열해 유효 성분을 기화시킨다.

안나 마리아 룰 박사는 “이 수치가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지는 모르지만 독성 물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고, 전자담배에서 흡입하는 에어로졸에 금속이 들어갈 수 있다”면서 “액체를 가열해 에어로졸을 만드는 전자담배 속 코일 금속은 흡입 시 유독성을 가지기 때문에 정부에서 전자담배 코일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유해성은 의견이 분분하다. 2015년에 영국 보건복지부는 흡연자에게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과 리버풀대 과학자들은 전자담배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2014년 8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전자담배가 태아와 청년층에 유해하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가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것과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 해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연구팀은 “일본에서 유통되는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성분을 분석한 결과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누기타 나오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연구팀장은 전자담배에서 새집증후군으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의 검출 수치가 높았다고 전했다.

국내 시판 중인 전자담배는 대부분 수입되는 것으로 안전 기준, 성분 등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전자담배가 담뱃값 인상, 경고 그림 등으로 급속하게 퍼져가고 있지만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는 미미하다. 또 전자담배를 가향제, 희석제와 니코틴액으로 분리해 판매하는 곳이 늘어 액상 종류와 수가 늘어나 액상 안전성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와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보고서는 “전자담배 속에는 니코틴 함량이 표시값과 다르게 더 많았고, 중금속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