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Ⅰ]산업이 미래다<5>4차 산업혁명시대의 에너지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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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은 물론 농축산업, 식품, 유통, 의료까지 모든 산업으로 퍼진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진보와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는 모든 밸류체인에서 4차 산업혁명과 맞닿았다. 불의 발견으로 시작된 인류 문명과 에너지의 관계는 보다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졌고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4차 산업혁명 기간망

4차 산업혁명에서 에너지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미래 지능형 서비스로의 진화는 이를 받쳐줄 힘(전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에너지 인프라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유무선 통신인프라로 정보를 전달하려면 그만큼의 전력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차는 도로를 달리는 동안 수백대의 차량을 만나고 그 차량과 속도, 교통 등 수만가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자율주행차 성능이 좋을수록 필요한 전력도 많아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가 써야 할 전력은 지금의 상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을 수립 중이나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력수요는 전기차만 반영하기로 했다. AI·빅데이터·IoT 등 다른 분야가 얼마나 성장할지, 어느 정도 전력이 필요할지 지금 당장은 구체화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 그리는 미래상은 에너지 수급 부문의 혁신이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는 점이다. 원자력을 비롯해 천연가스, 신재생 등 다양한 발전원을 아우르는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통에너지 분야의 4차 산업 활용

KERI가 국산화해 전력거래소에 구축한 차세대 EMS의 운영센터 전경.
<KERI가 국산화해 전력거래소에 구축한 차세대 EMS의 운영센터 전경.>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있어 효율성이 많이 강조되지만 이보다 중요한 가치는 관리와 감시다. 과거 아궁이 속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하고 혹은 이 불이 화재로 번지지 않을까 감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은 수많은 센서와 정보통신기술(ICT) 기기가 사람이 알기 전에 먼저 이상을 인지하고 설비 안전을 유지한다.

안전 관련 가장 많은 기술이 동원되는 원전도 4차 산업기술 융합 대표 분야다. 산업계는 ICT와 소프트웨어(SW)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부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인다.

미국 엑솔론은 GE의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원전 신뢰성을 높여 발전 손실량을 약 10% 줄였다. 듀크 에너지는 올해까지 자산추적 및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관심받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원전 보안을 강화했다.

로봇기술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산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다. 미국 아이로봇은 실제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돼 원전 내부 사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로봇은 원전 사고시 극한환경 업무수행은 물론 폐로 단계에서 실제 작업을 하는 용도로 개발된다.

IoT는 원전 고장 및 사고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기술로 주목받는다. 원전 내 수많은 부품이 센서와 네트워트로 연결된다. AI를 통한 관리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정기검진으로만 파악할 수 있었던 문제도 항시 관리가 이뤄진다.

자원개발 분야도 광범위한 분야에서 ICT를 적용한다. 초음파 등을 이용한 탐지기술과 지리정보 빅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시추 및 채광설비 건설에서 다양한 설계·시뮬레이션 툴을 동원한다.

현장에서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IoT 기술을 이용한다. 작업자와 광구내 기기에 센서 등 통신모듈을 달아 충돌사고를 예방한다.

발전사나 가스사업자는 연료를 보다 싸게 사기 위해 세계 주요 광구 시세, 선박 가격과 위치 현황을 실시간 파악한다. 계약한 곳보다 가격이 싼 광구가 나오거나 태풍 등 기상조건으로 배가 늦게 도착할 경우 스폿물량을 구매해 대처한다.

◇에너지 산업,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

전력 분야에서 주목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빅데이터다. 전기를 사용하는 국민의 데이터는 전력업계는 물론 통신·인터넷 등 다양한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의 전기사용 패턴만으로 출퇴근 시간과 함께 주요 생활패턴, 가전기기 사용 비중 등을 파악한다.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전력은 전기 고객 빅데이터에 대한 민간기업의 요구가 높아지자 지난해 '전력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전국 지역별 전력소비, 전기차 충전인프라 현황, 전력 통계 등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민간 기업은 이들 활용해 △전기차 충전인프라 공유 커뮤니티 △우리동네 전기 사용량 비교 앱 △지역별 추천 신재생 사업 등을 선보였다. 전기 고객의 빅데이터가 공유되면서 새로운 기업과 비즈니스,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새로 등장한 기기와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안전 분야에서 드론의 활용도가 커졌다. 드론은 산이나 하천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의 전신주와 전선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GPS 경로를 따라 전선 위를 자율비행하면서 고장 부위를 찾는다.

이밖에도 발전소 굴뚝과 같은 고소설비와 위험지역, 사각지대 등 접근이 어려운 곳을 직접 확인하고, 고성능·열화상 카메라를 달아 고장 및 화재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 등 다양한 활용사례가 개발됐다.

가상현실(VR)은 엔지니어 교육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술이다. 중장비와 전기설비·화학약품 등을 가까이 하는 에너지 산업은 항상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때문에 현장 작업자 교육에선 항시 안전을 강조한다.

최근에는 현장 작업 시뮬레이션을 3D VR 기술로 수행하려는 시도도 있다. 발전소, 변전소 등 현장의 모습을 3D VR로 구현한다. 복잡한 도면을 해석하거나 숙지할 필요가 없어 직관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다. 작업자들은 실제 현장에서 수행해야 할 일을 미리 점검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안전과 효율성, 생산성 차원에서 에너지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원전 안전과 석탄화력의 대기오염 물질 관리는 물론 신재생에너지의 실시간 부하 대응 역시 4차 산업 기술 응용을 통해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산업 빅데이터 활용 분야>

에너지 산업 빅데이터 활용 분야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