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폭등 이견 팽팽

전세계 증시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폭락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나스닥은 하락 6일만에 전례없는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13일(현지시각) 상승반전했다. 최근 고평가론에 시달려온 기술주는 이날 나스닥지수가 7.87%나 폭등하면서 그동안의 우려를 어느 정도 씻었다.

13일 나스닥의 급상승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중동사태가 세계 정상들의 적극 개입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과 향후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대한 긍정론이 시장을 지배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주가 기술주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10.04% 급등했고 인텔은 8.75% 급등한 40.375달러,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28% 상승한 36.375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상승을 두고 월가의 전문가들은 일시반등이냐 국면전환이냐를 놓고 팽팽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급반등으로 기술주들이 어느 정도 낙폭을 줄여 나가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의견도 있지만 기술주의 조정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예상이 우세한 편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 PC 수요감소 전망 등의 악재가 겹치고 있는 상황에다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상승 여지가 남아 있어 전세계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폭락 이후 하루의 급상승에 너무 큰 비중을 두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한증권 이정수 선임연구원은 『코스닥이 나스닥과의 동조화가 깊어지고 있어서 코스닥도 주초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하지만 지나친 낙관보다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와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근 나스닥은 개별기업의 실적에 따라 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3·4분기 실적발표에 따라 오름세를 유지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발표나 향후 성장둔화가 예상되는 기업과 업종은 어김없이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통신 =나스닥시장의 전반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주까지 비교적 낙폭이 적었던 나스닥의 통신주들도 하락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경우 실적부진이 발표되면서 큰폭으로 떨어졌다. 모토로라는 3·4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왔지만 투자전문가들이 4·4분기 실적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루슨트와 모토로라가 하락하자 에릭슨·노키아·지멘스·알카텔·필립스 등 나스닥 주요 통신주와 일본 NTT도코모도 동반 하락했다. 국내 통신관련주들은 나스닥 통신주 하락 여파에다 IMT2000 기술표준 확정 논란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인터넷 =야후의 실적호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닷컴주들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야후의 3·4분기 주당 순이익이 13센트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1센트 높게 발표됐다. 그러나 지난 96년 상장 이후 매년 2배 이상 성장세를 거듭하던 매출증가율이 올해는 90%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데다 3·4분기에 광고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발표로 야후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야후의 여파로 AOL·라이코스·아마존 등 주요 인터넷 종목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새롬기술·다음커뮤니케이션·한글과컴퓨터 등 코스닥의 주요 인터넷기업들은 야후의 주가 발표 전일 야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짝 상승했을 뿐 나스닥 인터넷 종목의 하락과 국내외 증시여건 악화로 급격한 하향곡선을 나타냈다.

△반도체 =최근 기술주 하락의 근원지는 반도체다. D램 가격의 하락에다 반도체 경기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시각이 확산되며 기술주 전체의 폭락을 촉발했다. 13일 급반등하긴 했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여전히 바닥권을 헤매고 있고 삼성전자·현대전자도 주가가 지지선 없이 하락, 연중 최저치를 기록중이다. 뚜렷한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국내 반도체 장비와 재료주들도 산업전망에 대한 논란속에 주가는 전반적인 약세 국면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나스닥 시황표|

<주요지수주가동향>

지수구분=10월6일=10월13일=등락=등락률(%)

나스닥=3,361.01=3,316.77=-44.24=-1.3%

다우=10,596.54=10,192.18=-404.36=-3.8%

S&P=1,408.99=1,374.17=-34.82=-2.5%

반도체=779.39=758.32=-21.07=-2.7%

인터넷=467.54=452.38=-15.16=-3.2%

<주요IT업종주간동향>(단위:달러)

기업=업종=10월6일=10월13일=등락=등락률(%)

두루넷=인터넷서비스=4.76=4.20=-0.56=-11.8

미래산업ADR=반도체장비=4.63=4=-0.63=-13.5

하나로통신ADR=인터넷서비스=4.38=4.25=-0.13=-2.9

이머신즈=PC소매=1=1.13=0.13=12.5

AOL=인터넷포털=59.13=53=-6.13=-10.4

야후=인터넷포털=81.25=60=-21.25=-26.2

아마존=전자상거래=31.56=28.43=-3.13=-9.9

인텔=반도체=40=40.44=0.44=1.1

모토로라=반도체=27.75=22.12=-5.63=-20.3

IBM=컴퓨터=116=109=-7=-6.0

HP=컴퓨터=87.19=90.63==3.44=3.9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웨어=55.56=53.75=-1.81=-3.3

루슨트테크놀로지스=통신장비=33.25=23.25=-10.00=-30.1

퀄컴=통신장비=77.81=69.93=-7.88=-10.1

시스코시스템스=통신장비=56.13=56=-0.13-0.2

SBC커뮤니케이션스=통신서비스=53.32==50.13=-3.19=-6.0

AT&T=통신서비스=27.25==24.62=-2.63=-9.6

셀레라제노믹스=생명공학=79.38=66.32=-13.06=-16.5

(자료:머니OK http://www.money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