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산업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가공 프로세서 기술을 바탕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반도체산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 내에 개소한 반도체설계자산연구센터(SIPAC) 소장직을 맡아 운영에 들어간 유회준 전자전산학과 교수(41). 유 소장은 국내 D램 경기 악화에 따른 수출감소 등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스템을 원칩에 집적하는 SOC 기술 및 이의 핵심인 재사용 가능한 IP(Intellectual Property) 개발 및 유통 사업을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 IP의 표준화 및 유통모델 구축 작업을 ‘보물창고’에 비유하며 “반도체 IP의 DB화야말로 세계적인 조류에 한발 앞서가는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반도체설계자산권(SIP)이 기술집약도가 높고 막대한 비용과 시간 및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 설계 및 제조의 핵심분야지만 적은 비용으로 쉽게 무단복제가 가능해 자산권을 보호할 법제정이 시급하다”며 요리책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반면 요리책으로 만든 요리는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없는 경우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올해 이미 SIP 설계표준안 제정, SIP 검증 및 평가시스템 구축, SIP 유통 및 설계기준 실증에 관한 위탁과제를 제안해 전문적인 SIP센터로의 기반 구축에 돌입했습니다.”
유 소장의 말대로 SIPAC는 올 초부터 센터 개소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왔다.
학계 13인과 산업체 7인 등 20명의 전문가들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맡았던 유 소장은 특허청으로부터 5년간 67억원이라는 예산지원을 이끌어냈다.
SIPAC는 이를 바탕으로 SOC 설계 및 SIP 생산·보호·유통과 이의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마련해 시스템 엔지니어가 반도체 집적회로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기술적·공간적 여건을 조성키로 하는 방침을 정했다.
나아가 미국에서 SIP 기술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는 VSIA, 반도체 상거래를 위해 필립스·지멘스·톰슨·알카텔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프랑스 D&R, 영국의 SIP인터넷 상거래 단체인 VCX, 일본의 SIP 유통기구인 IPTC 등 해외 유사 기관과 협력확대를 통해 국내 역량을 키워나가고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로 메모리 중심의 전문 SIP기관으로 자리매김되도록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5년까지 △SIP 등록용 한국형 설계기준(표준안)마련 △SIP 활용을 위한 평가제도와 인증제도 구축 △SIP 보호와 유통을 위한 DB 구축 △SIP의 유통모델 구축 및 유통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 △SIP 및 SOC 설계 사례 연구 및 국가적인 설계 방법론 제시 △해외 선진기업, 기관과 협력관계 조성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유 소장은 “우리나라의 앞선 D램기술을 바탕으로 CDMA와 같은 정보통신기술과 접목시킨다면 세계적인 시스템 IC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며 “명실공히 SIPAC가 국내에 흩어져있는 IP기관을 통합, 아태지역의 모든 기관간 관문 및 교량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력
△83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88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석·박사(반도체 전공) △88∼90년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 △91∼95년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 수석연구원(설계실장) △98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부교수 △현재 제9차 반도체 학술대회 학술위원회 위원장, 시스템 IC 2010 사업 Ramp 프로젝트 사업단장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