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경제 5단체 경제정책 `줄다리기`

 정부의 각종 정책을 놓고 경제단체와 정부가 평행선을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공적자금 투입손실 관련 보고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양자간 정책 논쟁은 소모전 양상을 띠며 감정싸움의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경제 5단체장들이 모여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현안에 공동보조키로 합의하면서 그동안 비교적 말을 아껴온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한국무역협회 등까지 최근 반정부 기치를 높이고 있다.

 ◇중기협=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영수)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18일 오전 주5일근무제 도입을 반대하는 ‘긴급결의대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중기협은 업종별 협동조합이사장과 중소기업 대표 1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통해 정부를 압박해간다는 방침이다.

 김경만 중기협 산업환경부장은 “대기업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다는 것 역시 국내 중소기업의 70∼80%가 대기업과 하도급 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며 조기도입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무협=산업자원부 산하 정부투자기관인 KOTRA는 지난 6일 언론에 발표한 ‘산업별 미국시장 진출방안’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로 반전, 올해 대비 4∼6%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주일 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재철)는 정반대 자료를 내놨다. 협회는 뉴욕지부가 현지 한국상품 구매담당 바이어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대미무역환경 관련 설문조사’ 자료를 통해 “전체 응답업체 중 39% 가량만이 ‘내년 대한 교역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실증자료를 들어 KOTRA가 내놓은 대미 수출의 ‘장밋빛’ 전망을 정면 반박했다.

 ◇전경련=DJ정부 들어 각종 경제정책에 사사건건 ‘딴죽’을 걸어온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김각중)는 공적자금 ‘네 탓 공방’에 이어 또다시 ‘정부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전경련은 17일 산하 한경연이 발표한 ‘현행 기업구조조정시스템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보고서를 통해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 경영진에 대한 징벌 완화 △대형 사모자금 조성을 위한 제도 마련 등 그동안의 정부 정책과 상치되는 대안을 내놔 해당 부처의 맞대응이 주목된다.

 ◇상의=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는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지난 8월 정부가 추진한 ‘기업지배구조평가원’ 설립에 대해 “이는 자칫 기업을 규제하는 또 다른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재정경제부는 결국 평가원 명칭을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로 바꾸고 지배구조 평가를 희망하는 기업에만 등급을 매기는 수준으로 정책을 선회해야만 했다.

 ◇경총=경제 5단체의 대외 단일창구 역할을 해온 경영자총협회(회장 김창성)는 19일 열리는 노사정위원회 고위급 협상에서 주5일근무제 도입에 관한 재계의 최종 입장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이 주5일근무제 도입의 최종 담판이 될 전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