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 시장에 텐더(tender)형 경매가 부상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 경매 방식은 경매사업자와 별개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유롭게 사이트에서 만나 가격을 흥정해 상품을 구매했다. 텐더형은 경매사업자(사이트)가 최고가와 최저가 등 일정조건을 제시하고 구매자가 직접 입찰에 참가해 낙찰받는 방식이다.
텐더형 경매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경매 시장도 e마켓플레이스를 표방하는 기존 ‘옥션형’과 입찰 방식을 지향하는 ‘텐더형’으로 나뉘어 치열한 영역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텐더형 ‘인기 상승’=올해 초부터 선보인 텐더방식 경매 사이트는 회원수나 거래규모 면에서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텐터형 경매의 원조는 코리아텐더다. 텐더는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시하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구매자가 낙찰받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입찰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최고가라는 조건 때문에 구매자가 큰 가격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맥스텐이 선보인 이후 돌풍을 몰고 온 새 텐더형은 같은 입찰방식이긴 하지만 (최저가가 아니더라도) 가장 적게 가격을 제시한 구매자가 낙찰받게 된다. 맥스텐은 입찰 참가자가 늘어나자 상품수를 10개에서 40개로 늘리는 등 지속적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추첨방식으로 낙찰을 받는 드림피아도 서비스 개시 한달 만에 회원수가 5만명에 달할 정도로 기존 경매시장을 급속하게 잠식하고 있다. 남맹순 드림피아 사장은 “맥스텐이나 드림피아 모두 단순히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거래 중계형 모델과 다르다”며 “기존 소비자끼리(C2C) 경매방식에 사업자가 일정조건을 제시하고 낙찰의 재미를 가미했다”고 말했다.
◇장터 경매 ‘요지부동’=옥션형이 주도해온 기존 경매방식은 여전히 국내 온라인 경매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사이버 장터를 표방하는 사이트로는 지난 98년 오픈한 옥션을 필두로 이쎄일·와와 등이 유명하다.
사업자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는 공간만 제공하고 안전한 거래만 보장해 줄뿐 거래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텐더형이 유료인 데 반해 옥션형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신 구매자는 거래가 성사되었을 때 일정 정도의 수수료를 경매사업자에 지불해야 한다. 경매라는 큰 테두리는 같지만 기본거래와 운영방식에 서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옥션형은 이미 전체시장의 70% 이상을 미국 e베이사 계열의 옥션이 독식하는 상황이다. 거래규모와 매출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전자상거래 분야의 성공신화로 자리를 잡았다. 옥션만해도 하루 67만명이 경매에 참가하고 11만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옥션은 지난 1분기에 거래금액 1500억원에 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온라인 경매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한 텐더형 경매업체들이 과연 ‘옥션의 1인 천하시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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