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디지털TV전송방식의 비교시험을 추진, 지상파 디지털TV(DTV) 전환 일정을 잠정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졌다. 이 경우 사회·문화적 파장과 아울러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디지털TV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방송위원회는 최근 지상파 디지털TV(DTV) 전송방식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지난달 30일 정보통신부와 방송기술인연합회 및 MBC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미국방식과 유럽방식의 비교시험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정통부에 참여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1일 밝혔다.
하지만 정통부는 “전송방식 변경을 전제로 한 비교시험을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비교시험을 위한 전파실험 허가를 내줄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여서 방송위는 비교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진중인 DTV 전환일정을 잠정적으로 유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위는 오는 7일 전체회의에서 지상파 DTV 전환일정에 대한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며, 10일 국회 확인감사때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인데 미국식을 고집하는 방송위원이 거의 없는 상태다.
KBS의 비교시험이 시작되면 추진위원회 구성에서부터 비교시험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 기간동안 수도권에서 실시되고 있는 디지털방송, DTV 방송국 허가신청 및 허가추천 등의 DTV 전환정책이 전면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이 기간동안 DTV에 대한 국내 소비 위축과 이에 따른 가전사들의 DTV 생산 위축, 방송사들의 고선명(HD)TV 프로그램 제작 중단, 부산·울산·제주 등에서 사용할 DTV 방송채널의 일본 선점 가능성 등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 방송학자는 “DTV 전환일정과 KBS의 전송방식 비교시험은 별개의 문제로 어느 방식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기존 미국방식을 유럽방식으로 변경할 근거가 충분한가로 봐야 한다”라면서 “전송방식 결정권이 없는 방송위는 전환 일정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정통부가 객관적인 비교시험에 동참하도록 하는 가교역할을 해야 하며, 비교시험을 실시해도 전송방식을 변경해야 할 만큼 미국방식보다 유럽방식이 뛰어난지를 판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