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디지털방송 주파수 변경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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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디지털방송 주파수 선점 논란이 우리나라의 선점 인정과 후발주자인 일본의 양보로 최종 결정난 것은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국 디지털방송 전파가 ‘덕팅현상(Ducting:지상에서의 더운 기류가 대기권의 찬 기류와 만날 때 형성되는 초굴절통로)’에 의해 3∼6월 사이에 일본 지역으로 강하게 월경, 기존 일본의 아날로그방송에 야기하는 방송혼신 문제에 대해 자체적으로 해결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날로그방송 시대까지만 해도 한일간 전파 월경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고자세로 나오던 일본의 획기적인 입장 변화를 의미한다.

 ◇일본의 디지털방송 채널 변경=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2월 방송용주파수사용계획을 최종적으로 세웠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방송 전환을 위해 아날로그방송 채널간 조정 작업(아나-아나 변환)이 필요한 특수한 상황이어서 채널 사용 계획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부산측 디지털방송 채널 16·17·18번이 후쿠오카 16·17번과 기타큐슈 15번과 겹쳐 혼신을 줄 것으로 판단, 후쿠오카는 28·34번, 기타큐슈는 29번으로 각각 변경했다.

 일본 총무성의 아사미 히로시 정보통신정책국 방송기술과장은 “(출력이 높은)주요 방송국 주파수가 겹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 1월에 변경안을 제출해 승인받았으며 기타 방송 채널들도 조금씩 수정했다”고 말했다. 또 “(일본측)주요 방송국이 아닌 여타 방송국은(출력이 약해) 한국측 주파수와 크게 혼신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방송, 한일간 입장 역전=지난 1961년 TV방송을 시작한 우리나라는 40여년간 남해안 지역과 경남 지역에서 일본 방송 전파의 월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일본측이 먼저 아날로그방송 주파수를 선점한 상태였기 때문에 문제제기보다는 협조요청이라는 저자세로 일관해야했으며 자체 해결을 위해 남해안 지역을 따라 중계유선방송산업이 발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먼저 디지털방송을 시작하며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해 6월에는 울산MBC의 디지털방송 전파가 일본으로 월경해 후쿠오카 지역의 일부 가정에서 아날로그방송의 혼신 문제가 발생키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상황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이 부산·울산 등 디지털방송을 먼저 한다고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니며, 한국이 먼저 그 채널을 디지털방송으로 쓰고 있다고 해서 일본이 못 쓰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DTV 전송방식 논란에 큰 변수=일본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우리나라가 먼저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 지상파DTV 전송방식 논란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송전문가들은 만약 전송방식을 변경할 경우 DTV 방송이 약 2년정도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우리가 선점한 주파수를 뺏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일본은 지난해 12월말 도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상파DTV를 개시한 이후 점차 방송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이 일단 강한 혼신이 예상되는 주요 방송국 채널을 우리와 피해 변경했으나 우리나라의 지상파DTV 전환이 잠정 중단 상태여서 안심하기 이르다. 지상파방송사가 많은 일본 남서부 지역 곳곳에서 전파 월경이 언제든 돌출할 수 있어 일본이 디지털방송을 먼저 실시한다면 경우에 따라 아날로그방송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